나는 무언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흔히 자존감이 곤두박질치는 느낌을 받곤 한다. 혹은 열등감이 느닷없이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둘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존재인 까닭에 두더지게임을 하듯 한 녀석을 지그시 누르면 반대로 다른 녀석이 튀어오르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마다 속이 씁쓸해지는 데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하지만 현실은 나의 의지대로만 움직일 수가 없으니 더욱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현실과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려 시도한다. 현재 드러난 능력과 문제점에 대해 그의 원인을 되도록이면 나의 능력 밖으로부터 찾으려 부단히 애를 쓰는 것이다. 왠지 그래야만 상처를 덜 받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나는 성격이 원래 내향적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