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은데,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온 나라가 여름휴가 때 여행을 다녀오라며 들썩인다. 심지어 대통령까지 나선 형국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부 각 부처가 '국내여행 가기 운동'을 솔선수범하라"며 주문한 이후 실제로 각 부처마다 '여름휴가 국내 여행 가기'와 '하루 더 가기' 캠페인 따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물론 정부 부처뿐 아니라 각 기업체에까지 이러한 분위기는 확산 중에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현상, 왠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걸로 봐선 결코 낯설지가 않다. 지난 해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던 탓이다. 세월호에 이어 메르스라는 복병이 연속으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으며 빚어지는 현상이기에 더욱 그렇다. 가뜩이나 수출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