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관계 2

관계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기도를 해주던 한 신부님이 있었다. 이 신부님은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에게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어떠했느냐 물었고, 이들 가운데 80%가량은 ‘인생이 아주 짧은 1박 2일 같았다’고 답했단다. 고 천상병 시인 역시 그의 시 ‘귀천’을 통해 삶을 일찌감치 소풍으로 비유한 바 있다. 그의 뛰어난 통찰력에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 하지만 적어도 눈을 감는 순간 이를 되감아볼 경우, 우리가 지나온 자취는 길어봐야 1박 2일, 그도 아니면 소풍처럼 아주 잠깐 머물렀던 기억으로 남게 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죽는 순간 가장 후회하는 건 무얼까? 죽는 이들의 십중팔구는 ‘관계’를 가장 아쉬워하고 있었다(이근후의 저서 ‘백 ..

그냥 저냥 2019.12.22

내가 전철에서 이어폰을 사용하는 이유

며칠 전의 일이다. 전철역에 있는 무인 도서 대여 기계를 이용하여 책을 빌리고 있었다. 장바구니에 이미 책 세 권을 담아둔 상태였고, 한 권을 더 빌리기 위해 스크린을 이용하여 검색하던 찰나였다. 20대쯤 되어 보이는 한 여성이 내게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도서 반납 시간이 임박해서 그러는데 자신의 책을 먼저 반납하면 안 되겠느냐”고 묻는다. 도서 대여 절차가 거의 끝나가는 순간,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의 것을 먼저 처리하겠노라는 속내를 떳떳이 밝힌 이 여성의 발칙한(?) 행동엔 주저함 따위는 전혀 없었다. 당당했다. 오히려 당황한 건 내 쪽이었다. 나는 거의 마지막 단계에 놓인 도서 대여 절차를 포기하고 그녀에게 양보해야 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하던 작업을 계속해서 마무리해야 하는지, 정확히 10초 ..

그냥 저냥 2019.12.1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