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난 이 영화가 뭘 말하려는지를 모르겠다

새 날 2014. 2. 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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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얘기해야겠다.  그날 우리가 본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는 솔직히 최악의 영화였다.  도무지 공감되지 않는 내용과 어설픈 감정이입 그리고 별 감흥 없는 이미지까지, 안 좋은 요소란 요소는 두루 갖췄다.  얼마전 감상했던 '언어의 정원'을 떠올리며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영상과 투명한 감수성의 자극을 기대했건만, 결과는 완전 꽝이었다.

 

 

좀 더 솔직해져볼까?  이따구 영화를 포스팅으로 남기는 일조차 시간 낭비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럼 난 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걸까?  이렇게라도 감상기록을 남겨놓지 않으면 약간의 시간 흐름만으로도 나의 기억저장소에 전혀 흔적조차 남지 않을 것이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자 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심지어는 줄거리조차 별로 쓸 내용이 없다.  엔마라는 아이가 죽어 귀신이 된 뒤 옛 남자친구 진땅에게 나타나 소원을 풀고 다시 저승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엔마와 진땅을 비롯, 총 6명의 어린 친구들이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함께 숨바꼭질 등을 하며 놀던 중 그만 엔마가 죽고 만다.  



친구들 저마다는 자신 때문에 엔마가 죽은 것이라며 나름의 죄의식을 모두 갖고 있었지만, 겉으로 표현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 엔마 귀신이 진땅에게만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친구들, 엔마에게 용서를 비는 과정에서 각자 과거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사랑 등이 들춰지는데...

 

 

일본 애니메이션판 '사랑과 영혼'이라 해야 할까?  특별한 내용 없이 지루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 속에서 점차 고조되다가 막판에 관객의 억지 눈물을 짜내는 형태가 되리란 건 영화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감지했다.  별로 공감이 가지 않는 가운데 영화 속 이미지들은 온통 눈물바다를 이루고, 이를 통해 관객들의 눈물샘마저 자극하려 했는가 본데, 결과적으로는 대실패다. 

 

 

제작비용을 아끼려고 했는지 자꾸 과거의 모습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보여주었던 그림을 또 보여주고, 다시 보여주는 지루함 때문에 도무지 이야기에 집중할래야 할 수도 없었다.  물론 집중할 만한 이야기거리 별로 없다.  더군다나 특징 없는 캐릭터들을 자꾸만 여러 모습으로 변장시키는 장치는 눈썰미 없는 내겐 누가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일본 성우들의 연기, 정말 짜증난다.  일본어 고유의 억양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몰입하는 데에 있어 꽤나 방해가 됐다.  차라리 더빙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볼 때 수채화 같은 그림을 통한 안구 정화에도 실패했고,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 구조로 억지 울음을 짜내려 한 스토리도 완전 꽝이었다.  개떡 같은 목소리 연기와 흐름을 끊는 과거 회상 장면들은 감상 자체를 불편하게만 한다.

 

10점 만점에 1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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