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그 이름만으로도

산울림, 귀여운 소녀의 디스코

새 날 2012. 10.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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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10집과 11집 발매 사이엔 3년여란 긴 시간 간극이 존재한다. 물론 그들의 공식 활동은 이미 개점 휴업 중인 상태라 이러한 시간의 흐름은 어찌 보면 당연한 듯도 하다. 그런데.. 11집 출시를 얼마 앞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김창완은 뜻밖의 앨범을 하나 들고 우리 앞에 서게 된다.

 

'귀여운 소녀의 디스코' 바로 이 앨범이다. 물론 10집과 11집 사이에 산울림의 다른 싱글 앨범이 선을 보인 적이 있긴 하다. 이 앨범의 출시 전, 그러니까 10집 발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동심의 노래'란 앨범이 출시되었으니...

 

이 앨범엔 타이틀곡의 제목처럼 깜짝 놀랄 만한 요소들이 몇 가지 숨어 있다. 연주는 활동을 접은 산울림 형제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신디사이저(?)를 표방하는 전자악기에 모두 의존하였다. 앨범 전면에 표기된 것처럼 45rpm의 회전수를 지원하는 점도 특이하다. 대부분의 LP판들이 33.3rpm의 회전수를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그래서 이 노래를 듣기 위해선 매번 턴테이블의 회전수를 변경하여 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회전수가 빠르면 음질이 더 좋아지는지의 여부는 내가 음악 전문가가 아니기에 사실 잘 모른다. Maxi Single이라 하여 달랑 네 곡만 실려 있다. 산울림의 이전 앨범들에 비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다.

 

산울림의 여느 앨범들처럼 이번 재킷 표지도 김창완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앨범 타이틀은 '귀여운 소녀의 디스코'인데 실제 김창완의 표지 그림은 귀엽다기 보다 성숙한 소녀로서의 이미지가 더욱 강해 보인다. 얼굴의 색조 화장 탓인 듯...ㅎ

 

 

노래는 어떨까? 산울림의 그 정감있는 연주소리를 들을 수 없어 아쉽지만, 전자악기만의 독특하고 화려한 기계적인 음색과 김창완의 목소리가 나름 조화를 이루고 있긴 한 듯하다. 김창완의 목소리가 의외로 전자악기와 잘 매치되는 구석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어쿠스틱한 형제들의 연주소리가 그리워지는 건 나뿐이 아닐 듯싶다.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거야'란 노래를 다시 들어 보며, 만일 산울림이 '아니벌써'로 데뷔하지 않고 이 노래를 데뷔곡으로 들고 나왔다 하더라도 당시 큰 센세이션을 불러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린 이미 산울림의 그 독특하고 창의적인 노래 형식에 익숙해져 있는 터라...

 

이 앨범에 수록된 곡에 대한 평은 산울림 11집에서 이미 언급했기에 링크로 대신한다.

A면
1.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거야
2. 가지마

B면
1. 귀여운 소녀
2. 옷 젖는 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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