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바람을 가장 앞서 반겨하는 건 나무들이고, 바람결 따라 흔들리는 나무들의 몸짓을 보고서야 계절이 그 뒤를 따른다. 또 다시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 때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간절하게 살고 싶어진다. 영화속 아름이도 그랬다. 실은 그가 간절히 살고 싶다고 느끼던 때는 숨을 쉬고 있는 모든 순간이다. 오늘 따라 아내의 아침 얼굴이 이상하다. 마치 가수 민해경 같다. 혹은 왕눈이? 아내에게 물어본다. "얼굴이 왜 그래? 꼭 왕눈이 같애" 황당한 대답이 돌아온다. "어제 영화 보느라 하도 울어서 그래" 그랬다. 어쩐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곁에서 연신 훌쩍이는 눈치더라. 그렇다고 하여 마냥 눈물만을 짜내는 영화는 아니니 오해 마시라. 아내는 평소에도 눈물샘이 약한 편이라 드라마를 보면서도 눈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