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인해 세상이 온통 뒤숭숭하다. 그다지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사회적 동물에 속하는 나라고 하여 별 수 있으랴 싶다. 사실 연일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확진환자와 사망자 숫자를 접하다 보면, 일반인들에게 와닿을 공포감이 괜한 호들갑이나 설레발이 아닐 것이란 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다. 그래, 때마침 주말이고 하니 웬만하면 집에서 뒹굴거리는 게 최고의 덕목 아니겠는가. 버릇처럼 노트북의 전원을 켠다. 높은 기온 탓인지 무의식 중 돌아다니던 각종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 어느 지점에서 가끔 길을 잃거나 정신이 몽롱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잠깐 누운 채 눈을 붙이곤 한다. 누군가는 치열하게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마당에 난 너무도 한가로운 데다 편안한 게 아닌가 싶어 괜시리 미안해지는 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