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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24

유시민,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환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중들에게 있어 정치인이란 정치혐오를 불러일으키고 부풀려온 주체로 각인돼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치인 하면 일반적으로 권력을 누리고 그에 기대어 비리를 저지르면서 본인은 호의호식, 그리고 주변인들은 호가호위하는 집단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 주권자가 아닌 자신의 개인적인 부귀영달만을 위해 정치 행위를 일삼곤 해왔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다수의 정치인들은 여전히 이러한 목적으로 현실 정치에 뜻을 품고 있기도 하다. 올바른 한 표 행사가 중요한 건 다름 아닌 이 때문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정치인은 수많은 직업인들 가운데 늘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한국CSR연구소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일반인 신뢰지수’에 따르면 2..

생각의 편린들 2019.01.07

우리 모두는 노무현으로부터 빚을 지고 있다

한낮의 햇살이 제법 따갑다. 하지만 저녁 무렵이면 적당히 상쾌할 정도의 차가운 바람이 온몸에 부딪혀 온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요즘 기후는 좀체 종잡을 수가 없다. 급작스레 더워졌다가도 비구름이 한 번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서늘한 기온으로 변모하기 일쑤이니 말이다. 비가 오는 추이도 변화무쌍하기 짝이 없다. 적도 부근의 열대 지역에서나 등장할 법한 스콜처럼 한바탕 쏟아붓고는 조용히 사라지곤 한다. 한반도가 기후 변화의 영향권에 들어섰노라는 과학적 전망이 결코 허튼 소리는 아닌 듯싶다. 실제로 봄과 가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고, 여름과 겨울만이 그들의 존재감을 강하게, 혹은 아주 독하게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최근의 기후 변화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변화무쌍하다. 대외적..

생각의 편린들 2018.06.17

노무현의 책 읽기 그리고 이명박의 책 읽기

거의 매일 블로그라는 공간에 글 하나씩 남기려 노력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글을 쓰는 일도 당사자의 당시 마음속 날씨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크다는 걸 깨닫게 된다. 마음이 왠지 편치 않을 경우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는 게 보편적이다. 그래서 그럴까? 글쓰기란 마음을 가다듬는 일이라며 많은 이들이 힘주어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평정심을 잃은 상태에서 억지로 글을 쓰게 되면 그 글엔 보통 마음의 상태가 고스란히 담기기 마련이다. 이불킥을 불러오기 꼭 알맞은 상황이 되곤 한다. 비단 글쓰기만 그럴까? 읽기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심경이 불편한데 글인들 편하게 읽힐 리 없지 않겠는가.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상황에서 제아무리 글에 집중하려고 해도 활자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머릿속으로 온전히 들어올 리..

생각의 편린들 2018.03.31

표현의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에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게재됐다. 광고 비용은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금을 통해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부터 서울 10개 지하철 역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차례로 내걸렸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역에 있는 광고를 찾아 인증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대한민국 지도자의 인기는 이렇듯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기세다. 우리 대통령의 인기에 대해 외신은 물론 국내 언론들도 일제히 아이돌의 인기를 보는 것 같다며 호응에 나섰다. 국민들이 개인의 비용을 사용하면서까지 국가 지도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일은 물론 흔치 않은 모습이다. 외신이 높은 관심을 갖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

생각의 편린들 2018.01.26

추모를 넘어 희망으로 '노무현입니다'

지역주의 청산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부여안은 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지역구를 과감히 박차고 부산으로 내려가 이곳에 출사표를 던진 노무현, 그는 거대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하고 만다. 기득권을 뿌리치고 일관된 행보를 보여온 그에게 '바보 노무현'이라는 애칭이 붙여진 건 바로 이 즈음이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소신으로 똘똘 뭉친 그의 당찬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자발적 모임인 '노사모'가 결성되고, 잇따른 패배로 실의에 빠진 그를 해당 조직이 다시금 일으켜세우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새천년민주당이 정당 최초로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를 기필코 ..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우리는 뒷풀이를 위해 으레 가던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촌 먹자골목이었다. 골목 안쪽엔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들이 즐비하여 무엇을 먹어야 할까 하는 고민을 조금은 덜어주었다. 그냥 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철퍼덕 자리에 앉으면 거기가 곧 우리의 아지트였다. 아마도 지난 4월로 기억된다. 대선으로 이어지는 5월 황금연휴 때 봉하마을에 가자는 제안이 한 친구 녀석으로부터 나왔다. 물론 이러한 제안은 우리의 술자리 단골 메뉴 중 하나다. 술자리에서의 의기투합은 대부분 허튼소리로 끝나기 마련이다. 난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한 녀석이 이번만큼은 확실히해보자며 일찌감치 기차표를 예약해버렸다. 우린 그렇게 자의반 타의반 봉하마을로 향하게 됐다. 이번 방문은 5년만이며, 횟수로..

노무현, 그가 남긴 소중한 자산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장준하 선생과 함께 유신헌법개헌청원백만인서명운동을 주도하는 등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에 헌신해 온 김희로 시인의 둘째 아들 김원명 작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하나 둘 찾아나서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이 영화의 각본과 나레이션을 맡았다. 노무현을 기억하는 사람 수 명이 포장마차에서, 혹은 팟캐스트 녹음실에서 소줏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과거를 되짚는다. 이들이 과거를 떠올리며 북받쳐오르는 설움과 안타까움에 그만 눈물을 훔치고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장면은 관객들마저 숙연케 한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도대체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길래 그의 부재가 이토록 사무치게 다가오는 걸까? 다큐멘터리 장르의 이 영화가 관객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 과연 무얼까? 노무현 대통령의 과..

김무성 사위 논란, 그에게 가족이란

마약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사위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입니다. 관련 쟁점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뉩니다. 15차례나 마약을 투약했음에도 불구하고 둘째 사위가 집행유예라는 낮은 양형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여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 후보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힌 김무성 대표의 지위와 관련한 일종의 봐주기 아닌가 하는 점과, 과거의 판결에 불과한 사실을 국정감사 첫날에, 그것도 '동아일보'라는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다는 건 결국 청와대나 사정라인이 이른바 '김무성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하는 대목 두 가지입니다. 가만히 듣고 보니 그동안 워낙 권모술수가 난무해온 우리 정치판인지라 둘 모두의 가능성이 전혀 없노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

생각의 편린들 2015.09.11

마왕 신해철, 비로소 인연을 쌓던 중인데

사실 난 그가 별로 탐탁지 않았다. 최근엔 살이 쪄서 외모가 많이 망가졌지만, 데뷔시절만 해도 날카롭고 핸섬한 이미지에 폭발적인 무대 매너까지 갖춘 천상 엄친아였던 터라 솔직히 난 그가 별로였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모든 면에서 나보다 못난 구석이 하나 없었기에 아마도 묘한 질투심 따위가 작용했던 탓 아니었을까 싶다. ⓒ미디어오늘 난 그의 노래마저 별로였다. 왜 미운 사람은 발 뒤꿈치만 봐도 밉다 하지 않았던가. 그가 부른 랩 한 구절 '아침엔 우유 한 잔 저녁엔 패스트 푸드.." 이 대목은 당시 왜 그리도 우스꽝스럽던지.. 아무튼 그랬다. 보다 결정적으로 그를 싫어했던 건 모종의 사건 때문이기도 하다. 언젠가 그가 마약 사범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된다. 난 대뜸 '그럼 그렇지' 라는..

<그가 그립다> 우리에겐 과분했던 노무현, 그래서 더욱 그립다

"이런 게 어딨어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영화 속 송변의 대사 한 꼭지다. 생전 노무현 님의 모습을 어쩜 저리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싶다. 노무현 님의 인품과 성격이라면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와 저런 식의 투박한 말투로 한 마디 툭 내던지셨을 것 같다. 틀림없다. 5월 23일 오늘은 그분이 홀연히 떠나가신 그날이다. 올해로 벌써 5번째에 접어든다. 확실히 해가 거듭될수록 북받쳤던 감정들이 추스러지며 점차 차분해져가는 느낌이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 여파 때문에 예년처럼 전국 단위의 추모 행사가 치러지지 못하는 듯싶다. 덕분에 이제껏 단 한 차례도 거른 적 없었던 서울에서의 추모행사를 올해는 참석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노무현재단 공지글 캡쳐 대신 책 한 권을 통해 다시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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