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또 바뀌었다. 눈 깜짝할 새다. 시간의 속도가 나이에 정확히 비례한다더니 정말 그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광석화와 같다. 오랜 풍화작용에 의해 돌의 거친 표면이 점차 부식되고 무뎌지는 것처럼 나이가 들면서 말랑말랑하던 나의 감정도 딱딱하게 경화된 탓인지 이젠 해 바뀜 현상마저도 별 감흥이 없다. 언젠가부터 새해맞이 이벤트 따위는 먼 나라 이야기가 돼버렸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해가 갈수록 왠지 더욱 애착 가는 것들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산책이다. 하루 24시간 중 오롯이 혼자서 걷고, 혼자서 생각하는 바로 그 시간이 내겐 점점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하루를 갈무리하는 데 있어 산책만큼 효율적인 건 없는 것 같다. 산책은 그 자체로 유산소운동 효과가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