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남의 아이는 안돼" 하며 내 아이 사교육시키는 선생님

새 날 2013. 4. 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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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선생님들의 다수는 사교육이 수업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때문에 학부모들과의 상담시 적극적으로 사교육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시민단체인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현직 교사 690명을 대상으로 한 ‘교사의 사교육 인식 실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나타난 것입니다.

 

 

 

90%에 가까운 선생님들이 사교육 때문에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였는데, 그 내용들이야 교육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익히 짐작 가능한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지나친 선행학습으로 인해 학습할 내용들을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거나 과도한 학습량 때문에 지쳐 아예 학습에 대한 의욕을 잃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고충이 눈에 선합니다.  커다란 열의를 갖고 수업을 진행하려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 반응을 보면 맥이 빠져버리는 상황,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상태는 자못 심각해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요?  

 

 

대부분의 선생님들, 학부모와의 사교육 관련 상담 시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적극적으로 이를 만류하고 계셨습니다.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앞에서도 언급했던 자신들의 수업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 때문일 것입니다.  공교육의 최일선에 서 계시는 분들이 사교육을 권하는 모양새,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점 또한 고려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질문에선 위와 정 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자신이 아닌, 동료교사의 자녀에 대한 사교육 여부를 물은 것입니다.  아마도 자신에 대한 질문엔 정확하게 답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꿰뚫고, 이를 미연에 차단하고자 의도한 질문이라 생각되어집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무려 93%에 달하는 선생님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남의 자식에겐 사교육의 해악을 설파하며 적극적으로 이를 만류하고 있었지만, 정작 자신들의 자녀에겐 대부분 사교육을 시키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고 있던 것입니다.

 

사교육을 받고 있는 선생님들의 자녀 또한 전국 각지로 흩어져 다른 선생님들 밑에서 교육을 받고 있을 텐데, 이들이 자신들의 부모 동료인 다른 선생님들의 교육 열의를 떨어뜨리는 원인 제공을 하고 있다는,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밖에선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가정에선 자녀를 둔 한 학부모로서의 이중적 처신에 따르는 선생님들의 고충, 충분히 납득 가능한 상황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교육자의 위치에 있는 분들마저 거짓과 위선적인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는 탓에 씁쓸한 뒷맛이 영 가시지 않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공교육 최일선에 계시는 선생님들 스스로 우리의 교육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고 있노라는 뜻으로 해석되어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두를 선생님들 탓으로만 돌리기엔 우리의 해묵은 교육적 병폐의 크기가 너무 크게 와 닿습니다.  결국 이러한 현상 또한 우리 교육의 크고 작은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의 곁가지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부모들이 선생님들로부터 느꼈을 배신감을 만회하는 일, 역시 공교육을 제자리로 우뚝 세우는 방법밖엔 없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다소 힘에 부치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선생님들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선생님들 자녀에 대한 사교육 여부, 우리의 공교육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가늠자로서의 역할이 되어야 할 듯합니다.  현재와 같은 선생님들의 이율배반적 처신이 없어지는 그날이 바로 우리의 공교육이 제대로 서게 되는 날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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