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장애인에 대한 편견적 시각부터 거둬들여야

새 날 2013. 4. 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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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입니다.  평소엔 관심 내지 흥미조차 없던 사람이 무슨 특별한 날이 되어서야 엄청난 관심을 쏟아붓는 척하는 행위, 사실 낯 뜨거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글 쓰는 일조차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또한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하여 언급해 보려 합니다.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이라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 사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를 알리고 장애인에 대해 주위를 환기시켜 나가는 일, 매우 중요한 일이긴 하겠지요.  장애인 400만명의 시대라 합니다.  때마침 각종 신문이나 방송 등 매스 미디어에선 별도 코너를 마련해 놓고 경쟁적으로 특별 취재 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열악한 처우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장애인 가정의 가계 부실률 일반 가정보다 높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의시설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장애인 성폭력 심각하다"  "장애인을 위한 예산 부족하다"  "장애인 취업 한파 여전하다"



미디어들, 일종의 연례 행사에 돌입한 것이지요.  마치 발렌타이데이 시즌이 되면 각 쇼핑몰과 상점들, 대대적인 초콜릿 판촉행사에 나서듯 말입니다.  물론 평소 같았으면 장애인에 대해 거의 생각조차 하지 않을 테니 이날만이라도 장애인과 관련한 문제점들을 제기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이후 해당 문제점들을 해결, 점차 개선시켜 나갈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이런 일들 앞으로도 계속되어져야 할 테구요.  다만 늘 그래왔듯 무슨 날이라고 하여 형식적이며 연례적인 일회성 캠페인 형태로 마무리짓고 끝나버리게 되는 건 아닐까 하여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인 그들, 모든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힘든 삶을 영위할 것이란 사실,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예로 기업체에서는 이들에 대한 취업을 꺼려하다 보니 변변한 일자리 하나 제대로 갖기 힘들 테고, 이들이 가장이기라도 하는 날엔 부족한 수입 때문에 가계가 부실해지는 악순환,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최근 장애인에 대한 성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중 특히 지적 장애인에 대한 범죄의 비중이 높은데요.  이들이 신체적 특성상 범죄에 쉽게 노출되어 있고, 아울러 성폭행을 당하여도 일반인들처럼 쉽게 신고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들이 성 범죄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무슨 날이라 하여 벌이는 단순한 일회성 캠페인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10%인 그들을 마치 유별난 사람으로 취급하며 편견을 갖고 특별 대우하기 보다 우리가 숨쉬고 생활하며 살아가는 모든 공간과 제도 속에서 특별한 의식 없이 그들과 늘 함께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나가는 일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장애인의 날이 만들어진 궁극적인 이유, 바로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적 시각이 깨끗이 없어지고, 일상 삶 속에 그들이 함께 녹아들어가, "장애인의 날"이란 특별한 날이 필요없어지게 만드는, 그런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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