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볼일을 마친 난 전철을 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그런데 선릉역 방향의 큰길은 왠지 어수선했다. 아니나 다를까. 저 아래쪽에서 태극기를 든 일군의 사람들이 내가 있던 방향으로 행진해 오고 있었다. 아마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무리였던 듯싶다. 그러니까 난 본의 아니게 이들 집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가로질러 지나가야 할 판국이다. 이들의 연령대는 대체로 장년 이상의 어르신들로 가늠된다. 물론 그 이하의 연령대에 속하는 이들도 드문드문 보인다. 시위대를 이끄는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낯설지 않은 느낌이었다. 차량이 점점 가까워져옴에 따라 노랫소리가 제법 또렷하게 들린다. 놀랍게도 군가였다. 그러고 보니 이들의 행동엔 어느 정도의 일관성이 엿보인다.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