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닌자터틀> 중2병 거북이들의 도심 난장

새 날 2014. 9. 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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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초기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끝물이라 그런지 상영관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관람이 가능한 상영관이 서울엔 오로지 한 곳뿐이었고, 그나마도 단 1회만 상영하고 있어 선택의 여지란 게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우린 이를 관람하기 위해 부러 멀리까지 행차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물론 이를 꼭 봐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왜냐면 왕복 차비와 이동시간을 고려해볼 때 그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기에 과연 그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인가에 대한 나름의 고민은 반드시 필요했다.   

 

우선 닌자라는 이름에 왠지 모를 선입견 비슷한 게 있었던지라 선뜻 내키지 않았던 데다, 터틀까지 결합되다 보니 예전에 언뜻 접했던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연상되어 상당히 아동틱하리란 예상을 하게 했다.  하지만 다행이다.  선입견은 선입견으로 그쳐 관람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뉴욕 도심은 풋 플랜이란 범죄집단에 의해 장악되어 무법천지가 된 상황이다.  때문에 도심 도처에선 시시때때로 이들에 의한 범죄 행위가 자행되며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와중이다.  채널6 방송국의 에이프릴(메간 폭스)은 시사를 다루는 멋진 기자상을 그려왔건만 현실은 엔터테인먼트 프로에서 건강 코너를 맡고 있는 새내기 기자다.  덕분에 기자로서의 자긍심에 심각할 정도의 균열이 생기고 있던 찰나다.

 

 

그녀는 자신의 꿈인 시사 프로를 맡기 위해 오감을 총동원, 특종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와중에 우연히 풋 플랜의 범죄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그곳에서 정체 모를 무언가가 갑자기 나타나 날렵한 몸놀림으로 범죄 현장을 일망타진하는 광경을 목도하게 된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이들이 바로 닌자터틀이었다.  이들이 남겨놓은 조그만 흔적을 휴대폰에 담은 그녀는 뉴스 보도 회의 석상에서 특종감이라며 뉴스 프로 관련자들을 설득하려 노력해 보지만 관심을 기울이거나 믿어주는 이가 아무도 없다.



한편, 뉴욕시는 범죄집단 풋 플랜의 소탕을 위해 삭스라는 기업과 손을 잡은 상황이다.  이 곳은 과거 에이프릴의 아버지가 근무하던 곳으로써 삭스의 회장 에릭 삭스(윌리엄 피츠너)는 에이프릴과 구면인 사이다.  그러던 어느날 지하철역에서 풋 플랜이 시민들을 인질로 잡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에이프릴은 오로지 특종을 따내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으나 결국 그녀마저 인질이 되고 만다.  그런데....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해 탄생한 4마리의 닌자 거북이들은 10대 특유의 발랄함과 무모함이란 특징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아마도 일과 놀이에 있어 뚜렷한 경계가 없다는 점은 모든 젊은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된 특성 중 하나일 텐데, 이들에게서도 일이 곧 노는 행위이고, 반대로 노는 게 곧 일하는 행위인 그맘때의 신체 심리적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다.

 

거북이의 생물학적 외관을 이용한, 일례로 등 껍질을 봅슬레이로 활용하는 등, 공격과 방어 그리고 이동 따위에 그것이 활용되며 재미를 배가시킨다.  도심속 대형 빌딩에서의 격투씬은 액션 영화 류에 있어 흔한 광경이지만, 격투 중 발생한 잔해들이 도로로 떨어질 때 아래를 지나던 사람과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을 생생히 그려낸 씬은 비슷한 류의 영화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던지라 보다 리얼한 느낌을 준다.

 

 

트랜스포머의 마이클 베이가 제작자로 참여했다는 뒷얘기들이 있다.  그 때문이었겠지만 풋 플랜의 수장 슈레더가 입고 나온 수트의 움직임이나 변신 장면에선 언뜻 트랜스포머에서의 익숙했던 그 무언가가 연상되기도 한다.  거북이 및 스승으로 등장한 쥐 스플린터의 표정과 움직임은 CG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섬세하였으며, 허점을 찾아내기가 힘들었다.  모션캡쳐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확인할 수 있던 순간이다.

 

이는 <스타워즈>와 <터미네이터> 등의 작품에서 VFX를 담당했던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 매직(ILM)의 파블로 헬만이 시각효과 감독으로 영입되어 새로운 트래킹 수트와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한 덕분이란다.  

 

자신들의 끼를 도무지 주체할 수 없어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발산해야만 하는 10대 거북이들은 절체절명의 급박한 상황에서조차 유머감각과 재치를 잃지 않은 채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함께 성장해간다.  싸울 때조차 마치 게임을 즐기듯 언제나 유쾌 발랄한 이들 네 마리 거북이들의 에너지 원천은 아마도 10대만이 누릴 수 있는, 중2병과 흡사한 고유의 똘끼(?) 아닐까 싶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거북이들의 도심속 난장을 유쾌하게 관람하다 보니 어느새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다.  물론 중간중간엔 촌철살인과도 같은 재치와 코믹요소들이 번뜩인 채 자리잡고 있다.  즐겁게 시간 때우길 원하는 이들에게 강추한다.  유쾌 통쾌 상쾌한 데다 깔끔하기까지 하다.

 

 

감독 조나단 리브스만

 

* 이미지 출처 : 다음(Duam) 영화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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