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분노의 방패가 춤추다

새 날 2014. 4. 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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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모든 데이터들이 디지털 형태로 차곡차곡 쌓여가고 이들이 모여 빅 데이터가 되니, 이젠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여 대응해 나간다는 말도 결코 허튼 소리만은 아닐 듯싶다.  문제는 이 데이터가 누구의 손에 들려지며, 또 무슨 목적에 의해, 어떤 방향으로 활용되어지냐다. 

 

영화 속에서처럼 전 세계를 교묘한 방식으로 움켜쥔 채 자신들의 통치 방식에 모두가 순응할 것을 요구하는 세력에게 이들이 맡겨지기라도 하는 날엔 무척이나 끔찍한,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되지 않을까 싶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 처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디지털의 효율성이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현실 속 사회에선 마치 음모론과도 같은 그러한 지배 세력이 실재하지 않기만을 바랄 밖에..

 

 

액션 영화의 신기원을 이룬 작품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터미네이터2를 말하곤 한다.  비슷한 류의 영화들을 터미네이터2 이전과 이후의 세대로 가르게 할 만큼 개봉 당시 터미네이터2가 무척이나 센세이셜한 충격을 가져왔던 작품임엔 틀림없으니 말이다. 



실은 액션 장르의 영화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지 않다면 거짓일 테다.  특히나 영웅물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이 영화, 터미네이터 만큼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아니지만, 제법 탄탄한 스토리와 화려한 액션 장면들이 압권이다.  두시간 반 가량 되는 런닝타임 내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했을 정도다.

 

 

캡틴(크리스 에반스)은 쉴드 소속이다.  그는 위급한 테러 현장에 투입, 슈퍼 솔져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지구촌 정의 수호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슈퍼 영웅 히어로다.  하지만 그는 쉴드가 벌이고 있는 일에 여전히 확신을 갖지 못한다.  그의 상사 닉(사뮤엘 잭슨)이 직접 나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선 일정 부분의 희생이 필요하다며 그를 설득해 보지만, 쉴드 본부 지하의 거대 세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대량 살상 도구를 보며 의구심은 더욱 짙어만 간다.

 

 

그러던 어느날 닉이 정체 모를 세력에 의해 테러를 당해 커다란 부상을 입는데, 닉에게 결정적인 위해를 가했던 인물은 범상치가 않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가 바로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라 불리는 인물이다.  이후 캡틴 또한 닉처럼 쉴드 내 모종의 음모에 의해 닉의 부상에 연루된 인물로 낙인 찍히며 적으로 간주되어 쫓기기 시작하는데...

 

 

'하일 히드라'를 외치며 지구 장악을 꿈꾸는 세력들은 쉴드 조직을 은밀히 장악, 자신들의 지배 체제에 순응하지 않을 인물 2천만 명을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려내, 초대형 살상무기를 대기권 궤도에 띄워놓은 채 첨단기술을 동원, 정밀 타격을 통해 그들을 동시에 살해하려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액션과 영웅물 장르에 대한 선입견 탓에 사실 큰 기대를 갖지 않은 영화다.  오락 영화가 늘 그렇듯 아무 생각 없이 눈과 귀만 즐겁게 해주기만을 바랬다.  그러나 의외였다.  지상과 공중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액션 장면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 하게 한다.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도 제법 흡인력을 갖추고 있다.

 

 

캡틴의 액션은 기가 막힐 만큼 정교하여 그가 움직이며 그려낸 궤적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그의 곁에서 함께한 나타샤(스칼렛 요한슨) 역시 가냘픈 몸매로부터 뿜어져나오는 폭발적인 액션이 일품이다.  팔콘(안소니 마키)의 비행은 상식적인 과학 이론들을 모두 깨부술 만큼 가공할 실력을 선보이지만, 보는 내내 시원시원하기만 하다.

 

여담인데, 캡틴의 수첩에 깨알 같이 적혀 있던 글자 중 박지성 선수의 이름인 'Ji Sung Park'이란 글자를 본 것 같은데, 혹시 착각이었을까? 

 


감독 조 루소, 앤소니 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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