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미운 짓만 골라 하는 日 아베 총리

새 날 2013. 2. 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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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총리직에 오른 일본 아베 신조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과거처럼 주변국들의 희생을 통해 일본인들의 결속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경제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점차 우경화되어 가고 있는 일본의 삐딱해진 걸음에 그가 큰 힘을 실어 주고 있는 격이라 일본인들의 변화 모습을 근거리에서 바라봐야 하는 우리들에겐 그의 이런 행보가 여간 우려스러우며 부담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밥맛 없는 아베식 정치외교

 

일본이 과거 이웃나라에 대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아베의 발언은 예전부터 심심치 않게 있어 왔으나 총리에 오른 뒤로는 작심한 듯 아예 대놓고 과거에 대한 잘못을 부정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 국가의 심기를 건드려 오고 있다. 아베는 총리 취임과 동시에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수정하겠노라 공언해 왔다. 이는 침략에 의한 이웃나라의 지배와 식민지화 그리고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부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피해 국가들의 우려와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경 발언을 일삼아 오던 그가 최근 일단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그의 공언과는 반대로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노라 밝힌데 이어 최근엔 고노 담화 수정에 대해서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노라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물론 이번의 후퇴가 진정한 그의 속마음이 아니랄 것은 삼척동자도 알 터, 아베 자신의 의지라기보다는 온전히 미국의 압력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아베 정권의 과거사 부정 움직임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뉴욕주 의회는 지난 1월 16일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이 범죄라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더 밥맛 없는 아베식 경제 - 아베노믹스

 

아베는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 완화와 정부의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 정책, 일명 '아베노믹스'를 발표했다. 이는 일본의 고질적인 디플레이션과 엔고에서 탈출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아베식 전략이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는 매우 이기적 발상의 정책이며 다른 나라의 무역에 타격을 가하는, 일종의 파렴치한 행위라는 이웃국가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다보스 포럼에서 우려를 표시한 바 있으며, 영국중앙은행 총재도 인위적인 일본 통화 약세 시도에 대한 경계를 드러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타국 빈궁화 정책'이란 용어로 이를 꼬집었으며,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총재 또한 엔화 약세에 대한 대항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무제한 금융완화를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가 글로벌 환율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대두되고 있어, EU를 비롯한 각국이 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긴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무제한 금융완화로 인한 엔저 기조는 우리나라 경제에 결정적 타격으로 와 닿을 전망이다. 올해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경기 전망에도 일본발 아니 아베발 빨간불이 들어오며 찬물을 끼얹은 셈이 돼버렸다. 엔저로 인해 우리의 수출 경쟁력이 힘을 잃어 무역 수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예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당장 우리 주식시장은 이에 영향을 받아 힘을 못 쓰고 있다.

 

일본이란 나라, 견제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 경기침체, 대지진, 소니를 필두로 한 전자업체의 몰락... 최근 일본의 모습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에 뒤졌던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며 마치 일본을 곧 따라잡기라도 할 듯 기세등등한 분위기였던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일본은 영화 '일본침몰'에서처럼 이제 서서히 사라져가는 그런 존재인 양 우리가 조금은 우쭐해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었던 거다. 일본의 주식시장은 최근 2-3개월 사이 무려 30% 가까이 상승한다. 수십년동안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아베식 경제 정책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베노믹스'로 인해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걱정해야 할 판이고, 주변의 수많은 나라들은 환율전쟁이라 일컬으며 이를 경계해 마지 않고 있는 입장에서, 그들은 오히려 좋은 정책이라며 모두가 반기고 아베에게 힘을 실어주는 기색이 역력한 거다.

일본 국민들은 아베에게서 십수년 동안 이어져 왔던 경기 침체를 이제 벗어날 수 있으리란 희망이라도 본 것일까? 안으로는 우경화 색채가 점점 짙어지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고, 밖으로는 자신들만의 이기적인 정책과 전략으로 똘똘 뭉치며 하나가 되어가는 듯한 일본인들...

결국 과거처럼 다른 나라의 희생을 발판으로 부활의 날개라도 활짝 펴려 하는 걸까. 일본이란 나라, 우리의 생각만큼 그리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직 아닌 거다. 그들을 견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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