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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3

장르 넘나드는 놀라운 변주 '그대 눈동자에 건배'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흔히 흡인력이 강하다고들 한다. 일본 독자들의 경우 책을 한 번 펼쳐들면 단숨에 다 읽게 된다며 그의 작품에 매료된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소설을 비록 몇 권 접하지 못했으나, 이제껏 읽은 작품들을 기준으로 볼 때 그가 정성껏 창작해내고 꾸며낸 이야기들 가운데 우리 정서와 어긋나는 지점이 제법 있는 듯싶다. 짐작컨대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몰입감을 떨어뜨리게 했던 요소도 다름 아닌 그런 류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어쨌든 무려 9편의 단편소설이 한꺼번에 실린 이 소설집은 솔직히 작가의 매력에 도취된 일본인들만큼 단숨에 읽어 내려가기란 쉽지 않다. 며칠에 걸쳐 차근차근 읽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집중력이 다소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양..

누가 더 진짜 같은 가짜인가 '게임의 이름은 유괴'

광고 기획사 직원 사쿠마가 기획한 회심의 프로젝트가 광고주인 자동차회사 가쓰라기 부사장에 의해 전격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진다. 덕분에 사쿠마를 중심으로 한 해당 프로젝트 팀은 해체의 비운을 겪게 되고, 승승장구하던 사쿠마 역시 입사 이래 최대의 위기와 맞닥뜨리게 된다. 그동안 피말리는 경쟁 속에서도 결코 패배를 몰랐던 그였기에 가쓰라기가 안긴 억울함과 모멸감은 그의 감정을 극단의 처지로 몰아가고도 남을 정도다. 일이 좀처럼 손에 잡힐 리가 만무했다. 고조되어가던 사쿠마의 감정은 점차 가쓰라기 부사장 개인을 향하게 되고, 결국 그의 집으로 찾아가서 자초지종을 따져 묻기로 마음을 굳히며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된다. 이처럼 그의 분노 게이지는 점차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하지만 감정에 이끌린 신체의 움직임..

<방황하는 칼날> 그의 방황이 우리사회에 상식을 묻는다

생활 여건이 개선되어 그런지 과거에 비해 요즘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눈부실 정도로 빠르다. 초등학생 5,6학년만 돼도 덩치가 눈에 띠게 커지며 확연히 달라 보이니 말이다. 신체는 이미 성인의 그것을 능가할 만큼 훌쩍 자란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그렇다면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성장은 어떨까? 아무래도 웃자란 신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여물어 둘 사이에 부조화를 이루는 아이들의 경우가 왕왕 있다. 간혹 요즘 아이들이 너무 영악하다고들 말한다. 아이들을 그저 아이들로만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오염된 주변 환경 요인들 탓이다. 물론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모습은 어른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라 하지 않았던가. 결국 아이들의 모습 속에선 기성세대인 어른들의 실체가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셈일 테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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