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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인간 4

"50+ 남자들은 왜 한결같이 다 그래요?”

사무실에 들어섰더니, 분위기가 왠지 싸했다. 아니 냉랭하다는 표현이 좀 더 어울릴 것 같다. 전화 응대를 하는 분의 목소리가 평소에 비해 상당히 하이 톤이었고, 주변 사람들은 불안해하며 서로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었다. 나는 슬쩍 내 자리로 가 앉았다. 잠시 뒤 통화가 끝나자 모두들 기다렸다는 듯이 한 마디씩 거들기 시작한다. 개중엔 욕지거리를 내뱉는 이도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방금까지 사무실 내에서 있었던 상황을 간추려보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상대에게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이었고, 그래야만 그쪽의 일이 추진 가능한, 누구든 쉽게 수긍할 만한 사안이었다. 전화를 걸어 온 사람은 ‘50+세대(50세 이상의 연령층)’의 남성이었으며, 전화를 응대한 이 역시 50+세대의 여성이었다. 전..

그냥 저냥 2019.06.09

하마터면 남들처럼 살 뻔했다

‘퇴준생’이라는 신조어의 탄생 배경에는 ‘퇴사하겠습니다’의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의 영향력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녀에게는 그날이 그날 같은, 매일 반복되는 회사생활이 언젠가부터 지겹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특히 30대 후반에 이르자 조직 내에서 중견 직원 대접을 받게 되면서 조직을 관리해야 하는 관리자의 위치라는 회사 내 역학 구도를 고려, 처신과 정치가 필요해진 것도 그녀를 피곤하게 하는 요소였다. 즉, 일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일 이외의 요소들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건 그녀에게는 고역이었다. 결국 그녀가 선택한 건 사직서를 가슴에 품은 채 언제든 이를 제출하고 회사로부터 영원히 탈출을 꿈꾸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도리어 조직 생활이 즐..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 스포츠 신문사 연예부 수습기자가 된 도라희(박보영)는 입사 첫날부터 이상과 현실 사이의 부조화로 인해 도저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다. 상명하복이 유독 심한 조직 문화는 그녀로 하여금 숨이 턱턱 막히도록 하기에 차고도 넘칠 정도였다. 하재관(정재영) 부장은 전형적인 꼰대로서 그가 뱉어내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는 어느덧 날카로운 비수로 돌변, 도라희의 폐부 깊숙이 파고들기 일쑤였다. 한 술 더 떠 하재관 부장과 그의 동기이자 상사인 오달수(오달수) 국장의 성희롱성 발언 및 성추행에 가까운 행위가 회사 내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져도 위계에 짓눌린 듯 다들 모른 척, 혹은 안 본 척하기 바쁘다. 심지어 요즘 취업이 바늘구멍이라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

생각의 편린들 2018.03.18

'퇴사인간' 그들의 정체는 무언가

2017년 한 해를 관통했던 유행어 가운데 '퇴준생'이란 게 있었습니다. '취업준비생'을 취준생이라고 부르듯이 이는 ‘퇴사준비생’을 줄여 부르는 신조어입니다. 취업준비생이라고 하면 으레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납득되는 상황입니다만, 퇴사준비생이라고 하니 어딘가 모르게 생소하시다고요? 왜 아닐까 싶군요. 퇴사를 하면 하는 것이지 거창하게 무슨 준비씩이나 해가면서 퇴사를 하는 것이냐며 누군가는 분명히 볼멘소리를 내거나 심지어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퇴준생 그들 나름의 사정을 들어보신다면 이 또한 충분히 납득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요즘 청년들은 주관과 소신이 매우 뚜렷합니다. 이러한 경향성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인자 가운데 하나이기에 물론 저는 이를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편린들 201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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