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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4

불안감이 잉태한 파멸의 씨앗 '해빙'

변승훈(조진웅)은 선배가 운영하는 수도권의 신도시에 위치한 작은 내과 의원에 취업하게 된다. 동네 의원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곳 역시 외래환자의 다수는 건강보험과 연계된 내시경 환자다. 그 때문일까? 직무이기에 묵묵히 몸담고는 있지만, 하루종일 내시경 검사에 시달리던 그는 내심 이러한 현실이 탐탁지 않은 듯보인다. 매일 반복되는 그의 일상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게 할 만큼 지루함의 연속이다. 그는 병원 부근의 정육식당 주인(김대명) 건물 원룸에 나홀로 세들어 살고 있는 처지이다. 한편 병원이 위치한 해당 지역은 세상을 온통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살인사건이 횡행하던 곳이다. 한동안 수면 아래에서 잠자던 살인사건이 최근 또 다시 불거졌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다. 자신이 세들어 살던 원룸 주인의 아버지(신구)가..

치명적인 매혹 통쾌한 카타르시스 '아가씨'

부모를 일찍 여의고 후견인인 이모부(조진웅)의 보살핌 아래 매우 엄격한 환경에서 살아오던 귀족 아가씨(김민희)에게, 어느날 그녀와의 결혼을 약속한 백작(하정우)의 추천으로 새로운 하녀(김태리)가 배속된다. 그런데 사실은 백작의 경우 돈 냄새를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맡는 노련한 전문 사기꾼 신분이었으며, 아가씨의 하녀를 자임한 숙희 역시 장물아비의 손에서 자라온 고아 출신의 전문 소매치기 신분이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작정하고 귀족 신분인 아가씨의 재산을 노린 채 이를 가로채기 위해 함께 손을 맞잡은 관계다. 숙희의 눈에는 아가씨의 존재란 험한 세상이라곤 단 한 차례조차 경험해보지 못한, 마치 순백과도 같은 순수함으로 비치던 와중이다. 두 사람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더니 ..

우린 왜 <명량>에 열광하는가?

흔히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는 다음과 같이 바뀌어야 할 듯싶다. 난세영웅(亂世英雄)이 아닌 난세영화(亂世映畵)로.. 왜 아니겠는가? 영화 '명량'이 지난달 30일 개봉 이후 파죽지세의 기세로 내달리며 일주일만에 600만명을 가볍게 돌파했다. 개봉 첫날 68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수립한 이래 최단 기간 600만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채 전무후무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 역시 이번 기록에 일조한 셈이 됐다. 때는 1597년으로 거슬러 올라 임진왜란 6년차, 조선은 왜구의 침략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해 있고,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최악의 상황이다. 반면, 왜구는 쉼없이 조선 정복을 꿈꾸며 한반도를 향해 무서운 기세로 ..

<끝까지 간다> 능청스러움과 카리스마의 불꽃 대결

이 영화가 무척 흥미롭게 다가오는 건 순전히 물셀 틈 없을 정도로 탄탄하면서도 정교한 시나리오 덕분일 게다. 헐리우드 액션을 어설프도록 무작정 좇지 않았다는 부분에도 높은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 한 마디로 한국형 액션의 모범답안을 제시해 주는 영화 아닌가 싶다. 영화는 초반부터 마지막 끝나는 그 순간까지 제목 그대로 끝까지 달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무조건 달리기만 하지는 않는다. 심각한 상황에서조차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터져나오게 만드는 웃음 코드는 이 영화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액션과 코믹을 적당히 버무려놓아 마치 맛난 퓨전 음식을 먹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강력반 형사 고건수(이선균)는 어머니의 장례식날 업무상 비위 혐의로 감찰반의 내사를 받게 돼 경찰서로 호출된다. 음주 상태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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