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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배려석 2

당신을 위해 자리를 비워둔 게 아닙니다

전철을 타고 가면서 아주 간단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호기심 때문이다. 비워놓은 임산부 배려석이 과연 얼마나 오랜 시간 유지되는가가 궁금하던 터였다. 일부러 임산부 배려석 바로 옆자리에 서서 이를 유심히 관찰했다. 임신과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한 아주머니가 이게 웬 떡이냐는 듯 주저없이 자리에 앉는다. 혹시나 하고 반대편 임산부석을 슬쩍 바라보았다. 이번엔 젊은 남성이 앉은 채 휴대폰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애초부터 기대 따위는 하지 않았으나 역시나였다. 내가, 혹은 누군가가 이 자리를 비워둔 건 임산부가 느낄 수 있는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주고 좌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이지, 절대로 당신들 때문이 아니다. 분홍색으로 눈에 띄게 꾸며 누가 보아도 임산부 배려석임을 알 수 있도록 장치해..

생각의 편린들 2017.11.21

임산부석, 작은 배려가 아쉽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전철에 올랐다. 퇴근 무렵 시각이니 피곤한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을 테다. 전철에 몸을 실은 이들의 표정으로부터는 고단함이 역력했다. 몸 곳곳에서 이의 흔적이 묻어나온다. 자리에 앉은 이들은 곧바로 잠에 빠져들기 일쑤였고, 선 채로 목적지로 향하는 이들 역시 피곤한 듯 양쪽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때였다. 좌석 중간에 앉아 있던 한 젊은 여성이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하차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다른 여성에게 양보하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끼리 자리를 양보하는 광경은 무언가 생경하게 다가오는 탓에 난 이를 좀 더 유심히 관찰했다. 자리를 양보 받아 좌석에 앉은 젊은 여성의 상의에는 분홍색의 큼지막한 표식 하나가 달려 있었다. 다름 아닌 임산부 배지였다. 주변..

그냥 저냥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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