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유해진 7

가슴 뭉클했던 세 장면 '봉오동 전투'

1919년 3.1운동 이후 일본을 향한 우리 민족의 투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었다. 만주와 연해주 등지에서도 독립군이 속속 조직되는 등 항일 무장 투쟁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독립군의 공격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일본군은 이듬해 이들의 토벌 작전에 돌입한다. 신식무기로 중무장한 일본의 정규군 ‘월강추격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모든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독립군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묘략을 짜낸다. 그들이 가장 잘 아는 봉오동 지형을 활용키로 한 것이다. 독립군을 진두지휘해온 황해철(유해진), 마병구(조우진), 이장하(류준열) 등 세 사람은 조직원들과 협업을 통해 일본군을 봉오동 골짜기로 유인하기로 결정한다. 엄청난 숫자와 첨단무기를 자랑하는 일본 정예군에 맞선 독립군, 이들의 ..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 '말모이'

황국신민화정책의 일환으로 한글 사용이 엄격이 금지되고 이름마저도 일본식으로 바꿔야하는 창씨개명이 진행되던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는 주시경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한글대사전 편찬을 위해 전국의 방언을 수집, 이를 표준화하는 말모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소매치기를 일삼으며 수차례 옥살이를 경험한 김판수(유해진)는 근무 중이던 극장에서 해고당한 상태, 중학생 아들의 월사금 마련을 위해 무슨 일이든지 해야만 하는 처지였던 그는 과거 옥살이를 하며 낯을 익혔던 조선어학회의 큰 어르신 조갑윤(김홍파) 선생과 우연한 기회에 연이 닿으면서 학회의 잔심부름 등을 담당하는 인력으로 채용된다. 한편 학회 회장인 류정환(윤계상)은 매사 껄렁껄렁한 태도에 불성실하기까지 한 김판수가 영 탐탁지 않게 다가왔으나 그를 ..

자신의 직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 '1987'

1987년 1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경찰의 조사를 받던 서울대생 박종철 군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당황한 경찰은 늘 해왔던 것처럼 대공수사처 박처장(김윤석)의 지휘 아래 시신 화장을 시도하기로 한다. 증거 인멸을 위함이다. 그러나 일종의 요식 행위에 가까웠던 시신 화장 절차와 관련하여 의외로 윗선의 온갖 압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를 완강히 거부, 부검을 요구해 온다. 그 중심에는 부장검사인 최검사(하정우)가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경찰의 화장 시도는 결국 물거품이 되고, 유가족의 입회 하에 부검이 실시된다. 어느 누가 보아도 고문에 의한 질식사임이 명백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경찰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단순 쇼크사로 일관되게 밀어붙인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윤기자(이희준)는 악착..

가슴 아프고 먹먹한 이야기 '택시운전사'

1980년 5월,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내고 서울에서 딸과 단둘이 살고 있는 개인택시 운전사 만섭(송강호)은 몇개월째 집세가 밀려 집주인으로부터 늘 타박을 받고 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러한 소시민이다. 그러던 어느날, 식당에서 식사 도중 한 외국인을 태우고 광주까지 갔다가 그날 다시 서울로 올라올 경우 1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다른 택시 기사들의 대화를 엿들은 뒤 귀가 솔깃해진 만섭은 바로 현장으로 택시를 몰고가 해당 기사 대신 자신이 그 외국인을 태우고 광주로 향한다. 푸른 눈의 외국인은 독일 방송사인 ARD 소속 기자였으며,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하다가 한국에서 벌어진 소식을 듣고 이를 취재하기 위해 광주행을 택한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였다. 만섭은 1980년 5월 당..

<그놈이다> 심장 쫄깃해지는 독특한 스릴러

어릴적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장우(주원)와 동생 은지(류혜영)는 서로룰 의지한 채 작은 부둣가 마을에서 살고 있다. 이 마을은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터라 빈 집과 폐가들이 즐비하여 온통 을씨년스런 분위기이다. 장우는 아직 고등학생에 불과한 여동생 뒷바라지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그맘때 여느 아이들처럼 교복 치마를 짧게 줄여 입기 좋아하고 대학 진학을 바라는 오빠의 바람과는 달리 미용 일을 배우며 공부에 관심없는 그녀에게 오빠는 간혹 핀잔도 주지만, 이 모두는 그녀를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위들이다. 그러던 어느날이다. 부모님 기일이라 제삿상을 차려놓은 채 동생을 기다리던 장우는 이날도 자신의 바람과는 달리 늦게 귀가한 그녀 때문에 화가 나고 만다. 천방지축 성격이라 평소 온 동네 ..

<소수의견> 현실 같아서 섬뜩한, 최종 판단은 관객의 몫

서울 북아현동 재개발 지역 강제 철거 현장, 중무장한 경찰들이 한 건물을 에워싸고 있고, 그 건물 옥상에서는 연신 화염병이 투척되는 살벌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지휘본부의 진압 지시가 떨어졌다. 경찰 한 무리가 건물에 투입된다. 현장은 이내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안타깝게도 인명 사고마저 발생했다. 건물 옥상에 남아 끝까지 사투를 벌이던 철거민 박재호(이경영)의 아들과 경찰 한 명이 사망한 것이다. 경찰을 죽인 혐의를 받고 있는 박재호는 결국 구속되고 만다. 그에게는 지방 국립대를 졸업하고 국선 2년차에 접어든 새내기이자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윤진원(윤계상) 변호사가 배정됐다. 그저 그런 사건이라 생각한 탓인지 마냥 심드렁하기만 한 윤진원, 어느날 해당 사건을 취재하던 공옥경(김옥빈) 기자를 만나게 된 ..

그럼에도 대통령을 북돋워 줘야 하는 이유

2, 3, 5, 7, 9, 14, 23.. 이 숫자가 무얼 의미하는지는 다들 아실 거라 믿습니다. 메르스 첫 감염자 발생 이후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증가 추세입니다. 한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터라 우려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만, 다행히 8일을 기점으로 멈칫거리고 있는 양상입니다. 9일엔 확진환자 8명이 추가되는데 그쳤습니다. 처음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제가 의료전문가가 아닌 이상 제대로 된 판단을 내놓긴 어렵습니다만, 한풀 꺾인 확진환자 숫자만으로도 한없이 부풀어오르던 공포감이 일정 부분 불식되는 역할을 톡톡히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방심은 여전히 금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또 다시 우리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이 도마에 올..

생각의 편린들 2015.06.0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