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사용해 오던 데스크탑께서 장렬히 사망하셨다. 아니 실은 장렬할 것까지도 없다. 아무런 전조 증상 없이 어느날 갑자기 조용하게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무려 펜티엄4다. 욘석이 나날이 발전하는 소프트웨어 환경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해 버벅일 때마다 램 업그레이드 방식를 통해 가까스로 생명 연장을 시도하며 실컷 부려먹기만 했는데, 갑작스레 심장이 멎은 것이다. 살아있는 생명체였다면 정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전원 버튼을 눌러도 모니터 상에 부팅 초기의 흰 글씨마저도 뿌리지 못한 채 조용히 숨을 고르는 증상을 보아 하니 아무래도 메인보드 내지 그래픽카드가 나간 듯싶다. 물론 온전히 내 엉성한 촉에 의한 판단이니 전혀 아닐 수도 있다는 건 함정이다. ⓒMBN 아직 쓸 만했다면 당연히 그랬을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