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른이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한 지 2주가 훌쩍 지났다. 그가 정확히 무슨 직무를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직장이 관공서임은 분명하다. 비에른은 이곳의 한 사무실에 소속돼 있다. 그는 스스로를 대단히 유능한 직원이라 자평한다. 아울러 옆 직원 호칸처럼 일하는 척만 하는 사람을 경멸하고 있으며, 그 맞은편에 앉은 안처럼 여기저기 나서기 좋아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부류의 사람들 역시 무척 질색하는 입장이다. 그는 그만의 주도면밀한 작업체계를 구축하였으며, 업무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료들과 불필요하게 어울리는 일 따위는 일절 회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다. 사무실이 위치한 4층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사이에 작은 방이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방 가운데엔 책상 하나가 위치해 있고, 책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