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흔히 망각의 동물이라 한다. 철학자 니체에 따르면 망각은 결코 이성능력의 부족이나 타성력이 아니라, 삶에 필요하고 삶을 가능케 하는 힘이라고 한다. 즉 이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밀어내어 정신적 질서와 안정을 찾게 하는 기능을 한다. 때문에 오늘을 살아가는 만큼 과거의 흔적도 쉽게 잊혀지기 마련이다. 이렇듯 자동 프로그램화된 인간의 본성적 특성 탓에 과거의 힘든 일도 어느덧 잊은 채 현재를 살아가게 하거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게 한다. 특히 기쁘거나 행복했던 기억보다 괴롭거나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일은 애써 잊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테다. 어느덧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4월 16일 비보를 전해들은 온 국민은 너나 할 것 없이 슬픔에 빠져들어야 했으며 비통해 마지않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