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바로 앞에 피씨방이 새로 오픈했다. 200석에 달하는 거대 규모다. 코인 노래방도 함께 운영하는 형태로 보아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것임이 분명했다. 우려스러웠다. 무리 지어 다니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골목 안쪽까지 밀려 들어와 조용하던 주택가를 혼돈의 아비규환으로 몰아넣을 게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후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적게는 대여섯 명에서 많게는 십여 명의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담배를 피우고 시도 때도 없이 떠들어댔다. 이제 갓 중학생이 된 듯한 앳된 아이들이 입에 담배를 문 채 거리낌 없이 골목을 누비는 모습은 내겐 무척 생경했다. 흡연 청소년이 아무리 많이 늘어났다 한들 적어도 자신들의 행위가 떳떳하지 못하다는 사실만큼은 아는듯 으슥한 골목에 숨어 피우던 녀석들이었건만, 어느새 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