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불우이웃을 돕고 싶다는 착한 마음에서, 또 다른 누군가는 자원 재활용이라는 순기능적 측면의 알뜰한 마음에서, 유행이 지나 못입게 된 옷이나 몸에 맞지 않게 되어 안 입는 옷들을 동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의류수거함에 넣곤 한다. 나 또한 비슷한 이유 때문에 수차례 이를 이용한 적이 있다. 애초 의류수거함을 설치하기 시작한 것도 아마 이러한 취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의 얕은 시민의식은 의류수거함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툭하면 온갖 오물과 쓰레기들을 그곳에 몰래 버리도록 해왔다. 도심의 쓰레기통이 없어진 이유 중 하나가 얌체 시민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 때문이었다는 씁쓸한 사연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물론 반드시 작정한 게 아니더라도 길을 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