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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2

영화 '버닝'의 원작 소설 '헛간을 태우다'

31세 기혼자인 나는 친지의 결혼식에서 20세인 그녀를 알게 됐다. 그녀는 유명 선생님으로부터 팬터마임을 배우고 있으며, 간혹 광고 알바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곤 한다. 그녀는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상당히 쿨한 여성이었다. 아울러 내겐 있는 그대로의 그녀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복잡하고 골치 아픈 생각 따위는 애초 하지 않으려는 성향 덕분에 그녀의 머릿속은 늘 깃털처럼 가벼웠다. 좋게 표현하자면 순수함 같은 종류의 것이다. 나는 그녀의 이런 점이 맘에 든다. 다른 사람들도 아마 나와 비슷할 테다. 누구든 쉽게 빠져들 법한 매력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의 대화에는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묘한 재능이 숨어 있다. 그녀와의 만남은 주로 나의 일방적인 연락을 매개로 이뤄졌으며, 물론 만남에 따르는 비용..

청년세대를 향한 우울한 메타포 '버닝'

작가를 꿈꾸며 알바를 전전하던 청년 이종수(유아인), 어느 날 알바 도중 어릴 적 한 동네에서 살던 신해미(전종서)를 우연히 만나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그녀는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부재 중 자신의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 밥을 부탁하였고, 종수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다. 고양이 밥을 주기 위해 꾸준히 그녀의 집에 드나들던 종수, 얼마 지나지 않아 해미로부터 귀국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달 받는다. 하지만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한달음에 마중 나간 공항에는 그녀 혼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아프리카 공항 체류 중 연이 닿았다는 벤(스티브 연)이라 불리는 사내와 함께였다. 자신과는 전혀 다른 부류로 짐작되는 벤이 종수에게 탐탁지 않게 다가왔던 건 다른 무엇보다 해미 때문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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