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예고에 없던 단축수업을 알리는 담임선생님의 달콤한 말씀에 취해 우린 영문도 모른 채 교실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내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 국가행사에 동원되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부여된 임무는 매우 단순 명료했다. 대통령의 귀국길, 연도에 서 있다가 대통령 탑승 차량이 지나가는 순간 나눠준 태극기를 열심히 흔들어주면 그만이었다. 수 차례의 참석 경험이 있다. 주로 대통령의 출국이나 귀국길 내지 외국 원수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동원되었었던 것 같다. 당시엔 수업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냥 들떠 있었던 터이기에 우리가 왜 동원돼야 했는지와 같은 가치 판단이 들어설 여지 따위 물론 전혀 없었다. 박정희 대통령 특별전 학생 동원 독려 논란 어느덧 한 세기를 훌쩍 건너뛰어 21세기에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