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마녀사냥 9

맘카페의 마녀사냥 그리고 맘충

경기도 김포의 한 맘카페에 올라온 글 하나로 인해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텍스트가 날카로운 흉기로 돌변,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이 이 비극의 단초 역시 사실 별것 아닌 대목에서부터 비롯됐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 양 인터넷에 떠벌리고, 해당 글을 본 카페 회원들이 흥분하여 피해자를 비난하다가 마침내 신상을 털어 이를 퍼나르기하면서 마녀사냥에 나선 결과물이다. 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 그리고 그 토대 위에서 더욱 진가가 발휘된다는 SNS 등의 소통도구, 이들을 배경으로 촘촘하게 얽힌 초연결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근래 이러한 과정은 안타깝게도 아주 흔한 루틴이 돼버렸다. 확인되거나 검증되지도 않은 사실을 자극적..

생각의 편린들 2018.10.17

240번 버스 사건이 주는 교훈

사람으로 가득 들어찬 버스, 모 정류장에 정차한 후 사람들을 하차시킨다. 그런데 엄마와 함께 탄 것으로 알려진 한 아이가 이곳에서 나홀로 하차한다. 안타깝게도 엄마는 아이를 따라 내리지 못한다. 버스 내부에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이다. 아이 엄마는 자신도 하차할 수 있게 해달라며 기사에게 호소한다. 하지만 버스는 이미 가운데 차선 깊숙이 진입한 뒤였다. 기사는 버스가 이미 4차로 도로의 3차로로 들어선 터라 안전을 고려, 차를 계속 몰아 다음 정류장에서 아이 엄마를 하차시킨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실은 목격자를 자청한 네티즌에 의해 사실과 달리 대중들에게 왜곡된 채 알려졌고, 이는 한 언론사가 “버스기사가 욕설을 했다”, “아이가 4살가량이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까지 덧붙이며 그대로 보도하면서 ..

생각의 편린들 2017.09.14

잔혹 동시 논란, 패륜인가 마녀사냥인가

10살 초등학생이 쓴 잔혹 동시가 실린 동시집 '솔로 강아지'를 출판사가 전량 회수 및 폐기 처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의외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해당 시를 쓴 아이의 부모가 출판사의 책 회수 조치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해당 동시집의 회수 및 폐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해당 시로 인해 우리 사회에 던져진 충격파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던 터라 난 출판사의 회수 조치가 마땅하다고 여겨오던 터인데, 아이의 부모가 법적 조치까지 취해가며 이에 대해 극구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니, 무언가 엇박자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이의 부모는 시를 시로 본 것뿐이고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며, 이번 잔혹 동시 논란에 폐기로 맞서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한다. 난 정말로..

생각의 편린들 2015.05.07

누리꾼들의 무차별적 여론몰이, 우려스럽다

유치원 선생님인 루카스, 자신의 유치원에 다니고 있던 친구 딸 클라라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단 한 마디의 거짓말에 의해 누명을 뒤집어 쓰고, 졸지에 파렴치범으로 낙인이 찍힌다. 그의 해명, 아무리 애를 쓰며 노력해 봐도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는 조그만 지역사회인 마을에서 철저히 배척 당하며 심지어 린치까지 당하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깜찍한 한 여자아이에 의해 꾸며진 거짓은 그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 없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지며 그를 사회에서 철저히 매장시켜 버린다. 진실을 외면한 마녀사냥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파괴시키는가를 보여준 영화, 의 한 도막이다. 라면상무 빵회장 욕우유 사건의 공통점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일련의 사건들 - 라면상무, 빵회장, 욕우유 등 - 을 되짚어보면 ..

생각의 편린들 2013.05.07

테러울렁증 미국, 북한울렁증 한국, 다른듯 닮은꼴

보스톤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이 벌어진 직후 미국 FBI는 곧바로 테러 용의자를 지목하며 공개수배하였고 얼마후 그를 체포하였다는 소식이 실시간 속보로 우리에게 전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 경찰의 기민한 움직임보다 저의 귀를 더욱 솔깃하게 했던 것은 바로 테러 용의자의 출신 국가입니다. 역시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랍계였던 것입니다. 보다 정확한 그의 국적, 사우디아라비아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곧 무혐의로 풀려나게 됩니다. 이슬람계와 유색인종을 향한 마녀사냥 9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를 짓눌러 온 테러리즘 트라우마, 10년이 더 지났건만 미국은 여전히 그로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당시 그들이 당한 충격과 고통, 이루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것이었기..

생각의 편린들 2013.04.26

해커 집단에 휘둘리며 남남갈등 키운 대한민국

남남갈등이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북한과의 전쟁 때문이 아닌, 자칫 남한 내부의 자중지란으로 먼저 나라가 절단나게 되는 건 아닐까 하여 우려스러울 지경입니다. 북한이 온몸으로 핵을 끌어안은 채 위협의 강도를 최고조로 높여 가며 미국과 우리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어 가뜩이나 대한민국 전체가 전쟁이란 악령에 사로잡힌 상황, 때마침 들려 온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Anonymous)"의 대남 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해킹 소식과 그의 결과물인 회원정보 공개 사건이 맞물리며 잠재되어 있던 남남갈등이 더욱 증폭되어 그 위력을 떨쳐가고 있는 중입니다. 철없는 마녀사냥 어나니머스의 회원정보 명단 공개가 이뤄지자마자 일부 철없는 네티즌들이 인터넷 상에서 벌인 마녀사냥식 행동은 그야 말로 가관이었습니다..

생각의 편린들 2013.04.08

김미경을 둘러싼 논란 또 다른 마녀사냥 아닐까

스타강사 김미경씨의 인문학 비하 발언과 관련한 논란이 다른 형태로 불똥이 튀며 확대재생산되어 일파만파 퍼져나가는 형국이다. 한 신문사에서 그녀의 과거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가뜩이나 그녀의 인문학 비하 발언이 SNS를 타고 의도했던 발언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회자되면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인지라 사건은 이제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 느낌이다. 누가 그녀를 수렁으로 밀어 넣었을까. 김미경이란 사람, 사실 난 잘 모른다. 다만 가끔 TV에 나와 재밌는 강의를 통해 시청자와 청중들의 큰 호응을 얻는 분이란 정도만 알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그녀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면들이 끄집어내어지며 무언가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힘의..

생각의 편린들 2013.03.20

현대판 마녀사냥인가.. '좌빨소주 괴담' 해프닝

영화 '더 헌트'에서 주인공은 유치원에 다니는 여자아이의 깜찍한(?) 거짓말에 의해 졸지에 파렴치범으로 몰리며 마을 공동체 대다수 주민들로부터 온갖 린치와 수모를 당한다. 아이가 성추행 당했다는 거짓은, 그에 대한 진실 검증 따위는 도외시한 채 일파만파 퍼져나가며 남자 주인공에 대한 본격적인 마녀사냥으로 변질되어 간다. 소주를 가끔 먹으면서도 그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는데, 괴담 시리즈가 있어 왔는가 보다.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란 소주가 일명 '좌빨소주'라 불리며, 정치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진 집단에 의해 심한 거부 현상을 불러오고 있어 왔단다. 괴담 내용은 이러하다. 이 소주 한 병을 마실 때마다 소위 '좌파진영'에 일부금액이 흘러들어가 그들의 자금줄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내용..

생각의 편린들 2013.02.13

<더 헌트> 진실 외면한 마녀사냥

루카스(매즈 미켈슨 분), 그의 처절한 눈빛 속에 진실이 있다. 한 사람에게 찍는 '낙인'과 '마녀사냥'이 그와 그 주변인들에게 얼마나 가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다. 굳이 한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얘기일까. 그렇지 않다. 진실을 외면한 낙인은 개인 뿐 아니라 특정 집단이 그 대상이 되기도 한다. 루카스에게 우연히 씌워진 단 한 번의 낙인, 진실 따위는 알려고도, 알고 싶지도, 알 필요도 없다. 오로지 그에게 씌워진 '낙인'만이 진실이 되어, 갑자기 돌변한 주변인들의 그를 향한 집단 이성 마비 증상과 광기어린 행동만이 있을 뿐... 조그만 마을에서 유치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루카스, 주변엔 친구들도 많고, 유치원에서의 생활도 그럭저럭이다. 비록 그는 이혼하여 전처, 아들과는 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