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등 모임에 나가면 꼭 입고 간 옷의 뒷덜미를 들춰보거나 옷의 왼쪽 날개를 굳이 펼쳐놓고 브랜드를 확인해보는 친구가 있다. 간만에 만난 녀석인데, 사람이 반가운 게 아니라 내가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가 무엇인지 더 궁금했던 모양이다. 짐작컨대 지금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를 통해 나의 경제력을 가늠해보고자 하는 행위였음이 틀림없다. 나쁜 놈.. 정작 함께 수업을 들으며 학창 생활을 할 땐 잘 몰랐었는데, 사회생활에 몸담고 조금 더 성장한 뒤 이런 모습이 있었음을 뒤늦게 인지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속물적이기에 기분이 언짢게 다가올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우리의 오래된 인연은 이러한 허물마저도 기꺼이 덮어버리곤 한다. 하물며 어른들도 이럴진대 한창 성장하는 멋모르는 아이들은 어떨까? 더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