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으로부터 동떨어진 알래스카 유목민들에게 이번 겨울은 지나치게 혹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철을 앞둔 늦가을임에도 벌써부터 매서운 추위가 느껴지는 까닭에 그동안 이들의 주 식량원이 돼주었던 사슴이 아예 종적을 감췄고, 그렇다고 하여 다람쥐 따위의 작은 동물들을 잡아 부족 전체의 끼니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거친 땅 위에서 생존하기 위해 이들에게 나약함이란 결코 용인되지 않는 삶의 태도다.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족장은 결국 부족 전체를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 다름 아닌 나이가 많아 생산성이 떨어지고 이동하는 데 방해가 되는 두 명의 연장자를 이번 무리 이동에서 배제시키기로 한 것이다. 80살의 칙디아크와 75살의 사가 당첨됐다. 사에게는 피붙이가 아무도 없었으나 칙디아크에게는 딸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