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짊어진 삶의 무게는 고작 12살에 불과한 소년 혼자 감내하기에는 무척 버거운 성질의 것이었다. 아빠는 특별한 직업 없이 술만 먹었다 하면 행패를 일삼는 등 전형적인 술주정뱅이에, 엄마는 아빠의 영향 탓인지 우울증에 시달리며 약물에 의지한 채 오로지 집안에만 콕 박혀 목숨을 부지해야 하는 환자였다. 이들 가정은 정부의 지원 없이는 생계가 애초 불가능할 정도로 가난에 찌들려 있던 터다. 이 즈음 짐은 마술에 매료돼 있었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놓여 있는데 반해 마술만은 자신이 지닌 기술의 난이도에 따라 관객들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짐은 동네에 마술가게가 있음을 알게 된다. 자석에 이끌리듯 그의 발길은 절로 그곳으로 향했다. 마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