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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6

결혼은 사양할게요

50대 부모는 자식이 장성했으니 '당연히'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살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반면 20대 후반의 자녀는 결혼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자신에게 부모님의 삶의 방식을 강요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두 사람의 언쟁은 그 간극이 좁혀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고의 틀이 워낙 견고하고 각기 달라서다. 자녀는 부모가 자신의 입장을 헤아려주고 의사를 존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반대로 부모는 너무도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비정상적(?)이고도 지극히 이기적인(?) 사고방식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결혼, 기성세대는 이를 통과의례로 바라보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었으..

생각의 편린들 2018.12.26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인천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 폭행한 뒤 15층 높이의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작 중학생에 불과한 또래 아이들은 어쩌다가 이런 끔찍한 범죄 행위를 저지르게 된 걸까? 요즘 아이들이 유독 문제투성이라 그런 걸까? 그러나 청소년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것이 아니다. 일찍이 5000년 전에 이미 '요즘 것들은 싸가지가 없다'며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일갈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숨진 학생의 가정환경 등 배경부터 살펴 봐야 할 것 같다. 숨진 아이는 엄마가 러시아인으로, 이른바 다문화가정의 자녀였다. 엄마와 단 둘이서 생활하는 한부모가정이기도 했다. 요즘 말로 치자면 '인싸'가 아닌 '아싸'에 가깝다. 여기서 '인싸'란 조직이나 또래 집단에서..

생각의 편린들 2018.11.18

이들의 무대가 특별했던 이유 'MBC 다큐프라임: 날아라! 펭귄'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어느 날, 서울 신촌에 위치한 이화여자대학교에 난데없이 250명의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이 무리 중에는 남들과는 달리 무언가 특색 있어 보이고 싶으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남들과 같아 보이고 싶어하는 열망을 지닌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있었으며, 더불어 다수의 비(非)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섞여 있었다. 전국 25개 청소년팀이 함께하는 '2018 허들링청소년합창축제' 합동공연 참가에 앞서 3박4일 동안 진행된 캠프 참여를 위해서다. MBC 다큐프라임 제작팀은 이화여대에서의 캠프 활동과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합창 축제 공연 현장을 쫓아다니면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꼼꼼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부모 다수는 베트남, 중국, 필리핀, 스리랑카, 일본 등 다른..

그냥 저냥 2018.09.30

촛불, 분열인가 다양성인가

다양한 정치 색깔과 이해 관계를 띤 집단 및 개개인이 오로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단일대오를 형성했던, 이른바 '촛불'로 상징되는 정치 혁명은 박근혜의 탄핵에 이은 구속 수사와 19대 대통령선거를 통한 문재인 대통령의 탄생으로 일단락 짓게 된다. 그 촛불이 어느덧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8일 이를 기념하기 위해 1년 동안 촛불 집회를 이끌어온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촛불 혁명의 진원지이자 물리적 토대가 되어주었던 광화문광장에서 기념 집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년 전 집회와는 그 분위기가 판이했다. 일부 세력이 촛불 집회를 이끌어온 기존 조직의 행태를 꼬집으며 이의 참여를 거부, 여의도에서 '촛불 파티'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집회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민노총 등이 ..

생각의 편린들 2017.10.30

세월호 1000일, 광장의 다양성과 마주하다

지난 토요일, 볼일을 마친 난 전철을 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그런데 선릉역 방향의 큰길은 왠지 어수선했다. 아니나 다를까. 저 아래쪽에서 태극기를 든 일군의 사람들이 내가 있던 방향으로 행진해 오고 있었다. 아마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무리였던 듯싶다. 그러니까 난 본의 아니게 이들 집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가로질러 지나가야 할 판국이다. 이들의 연령대는 대체로 장년 이상의 어르신들로 가늠된다. 물론 그 이하의 연령대에 속하는 이들도 드문드문 보인다. 시위대를 이끄는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낯설지 않은 느낌이었다. 차량이 점점 가까워져옴에 따라 노랫소리가 제법 또렷하게 들린다. 놀랍게도 군가였다. 그러고 보니 이들의 행동엔 어느 정도의 일관성이 엿보인다. 양..

생각의 편린들 2017.01.10

카톡 감청 재개, 일방통행식 정책이 우려스러운 까닭

개인의 사생활 사찰 논란을 야기하며 사이버 망명 사태로까지 불거졌던 수사기관의 카카오톡 감청 시도가 지난해 10월 카카오 측이 감청 불응을 선언한 지 1년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6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과 카카오가 원만하게 제대로 집행하는 방법을 찾아 이날부터 감청 협조를 재개키로 했다고 밝혔으며, 카카오 측 역시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른 통신제한 조치에 응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른바 사이버 망명이라 불리던 '카카오톡'으로부터 '텔레그램'으로의 유목민(?) 대 이동은 카카오톡 이용자 급감 사태를 불러왔으며,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자 카카오 측은 이석우 전 공동대표가 직접 나서 “카카오톡 감청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응하지 않겠다. 실정법 위반이면 대표이사인..

생각의 편린들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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