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나이듦 2

내가 머리 염색을 하지 않는 이유

요즘 미용실에 가면 가끔 듣는 소리가 있다. 흰 머리카락이 제법 많아졌단다. 내가 볼 땐 그다지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흰 머리카락은 정면보다 귀밑머리나 두정부 등 눈길이 잘 가지 않는 곳부터 점령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원래의 것보다 이 돌연변이 녀석들의 숫자가 훨씬 많아지기 십상이다. 그러니 특별히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 이상 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노릇이었다. 아내도 제법 희어진 내 옆머리를 살피면서 놀라움을 표현해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대로 화들짝 놀라야만 했다. 그나마 미용실 헤어 디자이너가 아직은 염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작은 위안을 느낄 뿐이다. 예전 같았으면 흰 머리카락은 노년의 상징이자 존경..

그냥 저냥 2019.01.06

나이듦에 대해

새해가 시작된 게 엇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 분기가 모두 끝나간다. 뭐가 이리도 빠른 걸까. 아직 한 분기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웬 호들갑이냐고? 그렇다면 곰곰이 생각해 봐봐. 지난 한 해가 얼마나 덧없이 흘러갔는가를.. 물론 지극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추고 있거나 세월의 흐름에 둔감해도 될 만한 사람이라면 조금은 달리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해. 하지만 난 달라.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의 체감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더니 실제로 그런 느낌이 강하게 와 닿고 있거든. 최근 2-3년간은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휙휙 지나쳐버린 시간 덕분에 정말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어. 이러한 원리를 나름 진지하게 고민했던 철학자들의 고뇌가 충분히 이해될 만큼 울트라 초고속이었던 것만은 틀림없거든. 그들은 전체 삶에서..

그냥 저냥 2014.03.3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