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느 곳을 가든 사람이 모이면 대뜸 묻는 말이 있다. 나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단 두 사람만 모여도 서로 나이를 확인하게 되고,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서열이 정해진다. 장소며 모임의 성격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나이, 졸업년도, 입학년도, 직업, 직위 따위를 어떻게든 알아낸 뒤 위아래를 가르고, 한쪽은 존댓말을 다른 한쪽은 반말을 하게 된다. 끈끈한 유대감과 전우애로 유명한 해병대 전우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심지어 아직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고작 예닐곱 살에 불과한 어린 아이들까지 모이기만 하면 기수나 나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서열이 정해지곤 한다. 윗사람을 공경하는 장유유서의 유교문화가 여전히 살아있고, ‘한 번 선배는 영원한 선배’임을 강조하거나, ‘서열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