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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6

왜, 반말하세요?

언제 어느 곳을 가든 사람이 모이면 대뜸 묻는 말이 있다. 나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단 두 사람만 모여도 서로 나이를 확인하게 되고,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서열이 정해진다. 장소며 모임의 성격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나이, 졸업년도, 입학년도, 직업, 직위 따위를 어떻게든 알아낸 뒤 위아래를 가르고, 한쪽은 존댓말을 다른 한쪽은 반말을 하게 된다. 끈끈한 유대감과 전우애로 유명한 해병대 전우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심지어 아직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고작 예닐곱 살에 불과한 어린 아이들까지 모이기만 하면 기수나 나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서열이 정해지곤 한다. 윗사람을 공경하는 장유유서의 유교문화가 여전히 살아있고, ‘한 번 선배는 영원한 선배’임을 강조하거나, ‘서열이 있어..

생각의 편린들 2019.04.15

바짓바람 시대, 진정한 아버지의 역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자녀 교육 성공의 3대 법칙이라는 게 있다. 조부모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무관심을 꼽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는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고, 그저 돈만 잘 갖다 주면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아이들 교육은 주로 엄마의 정보력에 의지해온 경향이 크다. 아버지는 ATM기기 역할만으로 족했다. 하지만 시대는 급변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공조는 물론, 온 가족이 함께 나서도 될까 말까 할 만큼 세상은 복잡다단해지고 불안해졌다. 지난 10일 방송된 ‘바짓바람 시대, 1등 아빠의 조건’ 편에서는 바짓바람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아버지들의 모습과 이 시대에 진정으로 요구되는 아버지의 상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각각 짚..

생각의 편린들 2019.03.12

뫼비우스의 띠 같은 입시제도의 굴레

설치하는 데만 무려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가구가 있다. 책상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그렇다고 하여 방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기 짝이 없는 형태다. 드라마로 인기몰이 중인 화제의 제품, 이른바 ‘예서 책상’이다. 드라마는 종영했으나 그의 인기는 여전히 살아남아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었다. SBS 에 따르면 최근 ‘예서 책상’의 주문이 10배가량 폭증했단다. 한 번 주문하면 두 달 정도 기다려야 하는 건 예삿일이라고 한다. 어느덧 아이들보다 부모들이 더 갖고 싶어 하게 되었다는 필수템 ‘예서 책상’, 단순히 소품으로 쓰이던 책상까지 화제로 떠오를 만큼 드라마 의 인기는 남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의 진짜 인기는 특정 인물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입시 코디 김주영이다. 지난 24일 방..

생각의 편린들 2019.02.25

불편함을 찾는 사람들.. 도대체 왜?

아이의 말 한 마디에 음악이 흘러나오고 TV가 켜지며, 커튼이 쳐진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로봇 청소기가 알아서 청소를 끝내고 충전까지 스스로 마친다. 사람이 들어오면 전등이 켜지고 공기정화기가 자동으로 작동을 하며, 사람이 모두 외출하면 TV의 작동이 멈추고 전등이 꺼지며 커튼이 걷힌다. 스마트 홈 시스템과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져 만든 편리함이다. 인공지능은 인내심도 뛰어나다. 아이가 짓궂은 질문 세례를 퍼부어도 당황하지 않고 적절한 답변으로 그때마다 위기를 모면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 홈 시스템 속에서 성장해온 아이는 인공지능을 어느덧 단순한 기계 이상의, 생명체처럼 여기고 다뤄오고 있었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발품을 전혀 팔지 않아도 모든 게 뜻하는 대로 이뤄지는 편리한 세상이다. 불편함은 ..

그냥 저냥 2019.01.28

결혼은 사양할게요

50대 부모는 자식이 장성했으니 '당연히'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살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반면 20대 후반의 자녀는 결혼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자신에게 부모님의 삶의 방식을 강요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두 사람의 언쟁은 그 간극이 좁혀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고의 틀이 워낙 견고하고 각기 달라서다. 자녀는 부모가 자신의 입장을 헤아려주고 의사를 존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반대로 부모는 너무도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비정상적(?)이고도 지극히 이기적인(?) 사고방식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결혼, 기성세대는 이를 통과의례로 바라보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었으..

생각의 편린들 2018.12.26

스무 살 청년 송유근을 응원합니다

송유근의 근황이 소개됐다. SBS 스페셜 527회 '천재소년의 자화상 스무 살, 송유근'편을 통해서다. 어릴 적부터 그에게 쏟아진 과도한 관심은 사실상 한 사람의 삶에 있어 약보다는 독으로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평범하지 않은 재능만큼이나 평범하지 않았던 그의 삶, 어린 학생 혼자서 이를 오롯이 감당하기에는 그 짐이 어마어마하게 크고 무거운 성질의 것이었을 테니 말이다. 논문 표절 논란과 박사 학위 취득 실패 이후 그는 약 3년 동안 성장통을 앓아야 했다. 대중들은 그에 대해 품었던 기대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실패에 대한 혹독한 매질과 함께 진짜 천재가 맞느냐며 따가운 의혹의 눈초리를 쏟아냈다. 과정보다 결과를 더욱 중요시여기는 일종의 사회적 관행의 연장선이었다. 대중들은 그를 좀처럼 가만히 놔두지를 ..

그냥 저냥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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