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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주의 8

그깟 수능 샤프가 도대체 뭐길래

가뜩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이번에는 샤프 펜슬 하나 때문에 또 다시 시끄럽다. 지난 2006학년도부터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교육 당국은 수능 시험 당일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에게 수능 샤프를 제공해 왔다. 그런데 이 수능 샤프가 교체된다는 소문이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갔고, 이에 수험생들이 동요를 일으킨 것이다. 샤프 선정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품명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자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갔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능 샤프 제품명을 공개하라’는 취지의 청원 글까지 올라왔다. 그깟 샤프가 뭐길래 수험생들이 이토록 불안해하는 걸까? 언뜻 생각할 땐 단순한 필기구 하나만을 바꿨다고 수험생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은 절..

생각의 편린들 2019.11.10

‘SKY 캐슬’ 붕괴 바란다면 고졸 취업 지원해야

정부가 지난 25일 제1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2년까지 9급 공무원 고졸 채용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난다. 국가직 9급 공무원 고졸 채용 비율은 7.1%에서 2022년까지 20%로 증가하며, 지방직 9급 공무원 중 직업계고 선발 비율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된다. 공공 기관에는 고교 졸업 예정자만 응시할 수 있는 전형도 별도로 생긴다. 이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졸자 채용 비율이 축소된다는 등의 논리를 앞세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공간에는 “공무원이 목표인 사람은 대학 가지 말라는 얘기 같다”라거나 “고졸자에게 주는 혜택이 과도하다” “공부를 더 하면 불이익을 받는 세상”이라는 등..

생각의 편린들 2019.01.28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특성화고의 존립 위기

108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덕수고가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덕수고는 현재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계와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계로 나뉜 종합고등학교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 가운데 일반계만 송파구에 위치한 위례신도시로의 이전을 추진, 덕수고라는 이름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명문 직업계고인 덕수상고의 명맥은 이로써 완전히 끊길 전망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러한 결과를 빚게 한 것일까? 그리고 이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우선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라는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와 특성화고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로 인한 인기 하락 요인에 의해 이러한 결과가 빚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덕수고의 학생수는 2015년 433명이었던 것이 올해 240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생각의 편린들 2018.11.09

아직은 졸업장이 밥 먹여준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고졸 인력이 점점 늘고 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의 지난해 대학 진학률은 68.9%로 나타났다. 2009년 77.8%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반면 특성화고 등 직업계 고교 졸업자의 취업률은 지난해 50.6%에 이르렀다. 2009년 16.7%로 바닥을 기록한 뒤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한 일간지가 '졸업장이 밥 먹여주더냐 ... 대학 진학률 8년 새 78%->69%'라는 제하의 매우 긍정적인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실제로 기사를 통해 제공된 통계자료들만을 놓고 보면 우리 사회가 이제 비로소 학벌주의의 병폐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

생각의 편린들 2018.03.23

죽음의 무게, 학벌주의 부추기는 언론

오늘은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던 수능이 치러지는 날이다. 나라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수능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날만을 위해 쉼없이, 그리고 오롯이 달려온 수험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안타까운 소식부터 전해야 할 것 같다. 모 대학 수시 전형에 합격한 뒤 오늘 수능을 치르려던 학생이 얼마 전 화재로 숨졌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다. 이 세상에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겠냐만, 이러한 소식은 우리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그런데 온라인상에서 해당 기사를 무심코 살피던 난 몹시도 눈에 거슬리는 대목을 발견하고 만다. "명문대 수시합격한 수험생.. 수능 앞두고 화재 사고로 숨져" 수능을 앞둔 고3생의 죽음은 누가 봐도 안타까..

생각의 편린들 2017.11.23

서열 경쟁이 빚은 무리수, 대학 평가 부정행위

저명한 대학 평가기관 가운데 하나인 영국의 QS(Quacquarelli Symonds)가 지난 8일 세계 대학 순위를 발표했다. 그런데 2015년 461위, 2016년 386위에 이름을 올리며 1년 전보다 순위가 무려 75계단이나 껑충 뛰어올랐던 중앙대학교가 올해에는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도대체 무슨 연유일까? QS는 세계대학순위를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은 공지사항도 함께 전달했다. “한국의 중앙대가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러 세계대학순위에서 제외됐다. 2018년 QS 세계대학순위 발표에 앞서 설문조사 답변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수의 답변이 중앙대에 이례적으로 유리하게 제출됐다. 조사 결과 학교에 유리하게 작성된 허위 답변들을 제출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생각의 편린들 2017.06.22

명찰은 아무런 잘못이 없지 말입니다

요즘 각급 학교엔 사범대학 4년생들이 교육 실습을 위해 파견돼 있다. 그런데 교생들의 가슴에 패용하는 명찰이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웃지 못할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명찰은 통상 교생 실습이 이뤄지는 각급 학교에서 운영상 필요에 의해 대학 측에 이를 요구하고, 대학들은 관행적으로 명찰을 직접 제작, 교생들에게 지급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명찰은 해당 대학을 상징하는 로고와 이름을 함께 기재한 형태가 가장 보편적이다. 명찰만으로도 해당 교생의 출신 대학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지극히 평범한 형태의 이 명찰만으로는 문제가 될 법한 소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명찰이 사회 구성원과 구성원들 사이에서 최근 갈등을 빚게 하는 등 화근이 되고 있다 하니 그저 놀랍고 안타까..

생각의 편린들 2017.04.14

학벌주의 조장, 언론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10분만 더 공부하면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 '10분만 더 공부하면 남편의 직업이 바뀐다',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 '열공해서 성공하면 여자들이 매달린다' 이게 무슨 말일까? 한 문구류 업체가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노트 등 학용품에 쓰인 글귀다. 언뜻 보기엔 아이들의 학습 열의를 돋우려는 일종의 격문이자 재미적 요소를 가미한 듯싶지만,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성별 학력 직업에 대한 차별 등의 인권침해적 요소가 담겨 있는 탓이다. 이런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부지불식간 심어질 편견과 혐오의식은, 아이들이 이 다음에 커서 성인이 된 후에도 변함없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한 축으로 작용할 터이기에 그저 단순하게 받아들일 사안이 아님은 분명하다.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

생각의 편린들 201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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