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배와 선희는 같은 대학 같은 동아리 회원으로서 이른바 캠퍼스 커플이다. 형배가 선희보다 두 살 많다. 두 사람은 대개의 커플이 그러하듯이 수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술집에서 술과 함께 밤을 지새우곤 했다.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사랑 역시 차츰 무르익어갔다. 하지만 선희가 그를 사랑한다며 한 발짝 다가서자 정작 형배는 "나는 사랑할 자격이 없어" 라며 두 발짝 뒤로 물러서고 만다.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졌다. 그로부터 정확히 2년 10개월이 흐른 뒤, 두 사람은 지인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3년에 가까운 시간의 흐름은 많은 것들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선희도 그랬다. 어이없게 헤어졌던 당시와 비교해볼 때 많은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