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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 10

밀양 화재 참사에 대응하는 각기 다른 두 방식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또 다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제천 화재 참사가 빚어진 지 한 달가량밖에 지나지 않은 터라 충격의 여파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안타까운 사연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이번 화재로 밀양시 전체가 추모 분위기에 휩싸였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왜 아닐까 싶습니다. 한 집만 건너면 서로 다 아는 사이일 정도로 밀양시가 크지 않기에 평소에도 '밀양은 가족'이라는 표현이 즐겨 사용돼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통시장은 주말이면 상인과 손님들로 북적이는 등 활기를 띠곤 했는데, 이번 주말엔 여느 때와 달리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고 합니다. 시장 주변 상가도 곳곳이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도로에는 추모 현수막을 걸어놓아 시민 전체가 한 뜻으로 추모..

생각의 편린들 2018.01.28

우리의 시민의식은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며칠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은 우리를 몹시 부끄럽게 한다. 외견상 빌라로 판단되는 건물 옥상 위로 쓰레기 더미가 가득 들어찬 광경은 그 모습만으로도 고약한 악취가 풍겨올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이 아닐 수 없었다. 해당 게시글 아래에 달린 댓글창에는 우리나라가 맞느냐는 확인 글 일색이었다. 당연히 중국일 것이라는 댓글이 많은 것으로 봐선 나름 우리의 시민의식을 굳게 믿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주변 아파트에는 한글로 아파트 명칭이 또렷이 적혀 있음이 확인된다. 이후 무언가 피치 못할 특별한 사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성의 글들이 주류를 이루며, 여전히 우리의 시민의식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눈치였다.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며 별반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결과적..

생각의 편린들 2017.07.09

여성 전용칸이 불편하고 불만이신가요?

부산교통공사가 22일부터 3개월간 부산지하철 1호선에서 출퇴근 시간에 여성 전용칸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시범이란 글자가 들어간 이유는 3개월간 운영하면서 여론을 수렴한 뒤 폐지 또는 확대 시행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출근 시간인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와 퇴근 시간인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에 운행하는 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 8량 가운데 5호차를 여성 전용칸으로 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임신부와 영유아를 동반한 여성을 배려하고, 성추행 등 지하철 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발상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벌써부터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합니다. 아직 시행 전인데 실효..

생각의 편린들 2016.06.18

반칙이 일상인 사회를 만드는 건 무엇인가

명백한 불법 행위인데도 불법 주정차나 무단횡단은 누구나 하는 일상의 반칙이 됐으며, 법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인식으로부터 비롯된 반칙이 우리의 국격까지 흔들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기초적인 법질서를 지키지 않는 풍조가 일반 국민은 물론이거니와 나랏일을 하는 공무원들조차 만연돼 있다는 일종의 하소연이다. 세계은행이 조사한 법질서 지수 부문에서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하위권인 25위에 랭크돼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고 있다. 물론 틀린 말 하나 없다. 주변을 살펴보면 무단횡단을 일삼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고, 흡연자들의 대부분은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그냥 길거리에 버린다. 여기에 가래침은 덤이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는 차도며 인도 가리지 않고 무법질주하기 일쑤이고, 자동차는 정지신호를 ..

생각의 편린들 2016.04.08

얕은 시민의식과 과욕이 낳은 도심속 꼴불견

누군가는 불우이웃을 돕고 싶다는 착한 마음에서, 또 다른 누군가는 자원 재활용이라는 순기능적 측면의 알뜰한 마음에서, 유행이 지나 못입게 된 옷이나 몸에 맞지 않게 되어 안 입는 옷들을 동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의류수거함에 넣곤 한다. 나 또한 비슷한 이유 때문에 수차례 이를 이용한 적이 있다. 애초 의류수거함을 설치하기 시작한 것도 아마 이러한 취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의 얕은 시민의식은 의류수거함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툭하면 온갖 오물과 쓰레기들을 그곳에 몰래 버리도록 해왔다. 도심의 쓰레기통이 없어진 이유 중 하나가 얌체 시민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 때문이었다는 씁쓸한 사연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물론 반드시 작정한 게 아니더라도 길을 가다 ..

생각의 편린들 2015.12.16

119 장난전화의 기회비용과 시민의식

장난전화에 출동했다가 소방관 한 명이 목숨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일 영국에서의 일이다. 영국 데일리스타와 BBC방송에 따르면 폴 키너라는 소방관이 화재구조 긴급호출을 받고 자신의 차를 몰아 현장에 가던 중 그만 교통사고로 사망했단다. 관련 당국의 조사결과 해당 신고는 어이없게도 장난전화로 밝혀졌으며, 특히 그는 아내와 올해 3살 및 17개월 된 어린 두 아들을 둔 한 가정의 어엿한 가장이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누군가의 장난전화 한 통이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비극을 초래한 셈이다. 이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는 이루 형언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크다. 작은 장난으로부터 비롯된 파장은 진폭을 더욱 키워가며 흡사 나비효과와 같이 일파만파 확산돼 가기 일쑤인 탓이다. 우선 단란했던..

생각의 편린들 2015.08.06

잇단 참사와 위기, 우린 어떤 판단을 해야 하나

2005년 10월 어느날의 일이다. 지하철 5호선 천호역에서 전철을 타려던 한 노인의 몸이 전동차와 선로 틈새 사이에 끼인다. 주변에 있던 한 사람이 "우리 한 번 밀어봅시다" 라고 외친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선뜻 나서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때였다. "제가 도울게요" 라며 한 사람이 나선다. 이윽고 "저도 같이 도울게요" 라며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 이렇게 세 사람이 함께 전동차를 밀고 있으니 어느덧 침묵하던 주변의 사람들마저 이에 동조하며 함께 전동차를 밀기 시작했고, 마침내 무려 30톤이 넘는 육중한 지하철을 움직여 노인을 구조할 수 있었다. 이른바 '3의 법칙'이 이뤄낸 기적이다. EBS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의 원리를 실험으로 증명해 보인 바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

툭하면 후진국형 人災, 더이상 안전지대란 없다

17일 성남시 분당구 유스페이스 야외 공연장에서 진행된 걸그룹 공연 도중, 공연장 주변 건물 지하 주차장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되며 그 위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관람객 수십명이 환풍구 바닥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상자가 수십명에 달하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아닐 수 없다. 행사를 계획하고 이의 진행을 맡았던 주최측의 안전불감증과 부족한 시민의식이 결합된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다. ⓒ연합뉴스 인기 연예인의 공연에 수많은 인파가 따라다닌다는 건 일종의 불문율과도 같은 공식이다. 더군다나 요즘 한창 대세인 걸그룹의 경우 팀별로 팬심을 모으며 서로 경쟁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이번 공연이 무료로 진행됐기에 대대적인 인파가 예상됐던 터다. 그렇다면 지정된 공연석 외 주변 공간에..

생각의 편린들 2014.10.18

월드컵 패배보다 시민의식 부재가 더 쓰리다

거리응원전은 월드컵의 흥을 돋우는 필수 아이템이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함께 웃고 즐기는 이러한 문화, 실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겐 굉장히 낯선 풍경 중 하나였다. 과거 시민들의 눈에 비친 대중들의 도심 집결 모습은 기껏해야 정권 규탄 시위 정도였으니 말이다. 때문에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의 감동은 우리에게 꽤나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으며, 나 역시 당시의 감흥을 잊을 수가 없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이젠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거리응원을 펼치는 모습이 제법 익숙하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렇게 열정적인 응원 문화에 흠뻑 빠져들 수 있도록 단 한 차례도 본선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 그 전엔 본선에 오르는 일 자체가 우리에겐 너무나 어려운 ..

생각의 편린들 2014.06.24

얕은 시민의식 드러낸 G2 풍선이벤트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2 출시 기념 이벤트 현장이 주최측의 진행 미숙과 실종된 시민의식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수라장된 G2 풍선이벤트 LG전자는 9일 오전 11시 서울 난지공원에서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패러디 격인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이란 명칭의 이벤트를 개최하였습니다. 새 스마트폰 G2 교환권을 매단 풍선을 하늘로 날리고 터진 풍선이 땅으로 떨어지게 되면 풍선에 달려있던 교환권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G2 제품을 무상으로 증정하는 행사입니다. 이벤트 동영상 캡처 그런데 이벤트 소식을 듣고 한꺼번에 몰려든 사람들이 풍선을 하늘로 띄우는 과정에서 서로 먼저 풍선을 잡겠다며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20여 명이 넘어져 찰과상을 입게된 것입니다. 일부 참가자들..

생각의 편린들 201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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