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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3

세월호 참사 1주기, 결코 잊을 수 없는 이유

인간을 흔히 망각의 동물이라 한다. 철학자 니체에 따르면 망각은 결코 이성능력의 부족이나 타성력이 아니라, 삶에 필요하고 삶을 가능케 하는 힘이라고 한다. 즉 이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밀어내어 정신적 질서와 안정을 찾게 하는 기능을 한다. 때문에 오늘을 살아가는 만큼 과거의 흔적도 쉽게 잊혀지기 마련이다. 이렇듯 자동 프로그램화된 인간의 본성적 특성 탓에 과거의 힘든 일도 어느덧 잊은 채 현재를 살아가게 하거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게 한다. 특히 기쁘거나 행복했던 기억보다 괴롭거나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일은 애써 잊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테다. 어느덧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4월 16일 비보를 전해들은 온 국민은 너나 할 것 없이 슬픔에 빠져들어야 했으며 비통해 마지않아 했다...

생각의 편린들 2015.04.15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세월호 참사는 내게 있어 국가에 대한 믿음에 대해 의문부호를 붙이게 만든 대표적인 사건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주지 못하는 국가란 과연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걸까? 비단 세월호뿐만이 아니다. 최근의 판교 환풍구 참사 역시 결국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마련해놓아야 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등한시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부족한 시민의식이 가장 직접적인 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평소 우리의 의식을 감안해볼 때 결코 틀린 말은 아닐 테다. 그러나 하물며 국가란, 국민의 의식수준까지 고려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안전 시스템을 마련해놓아야 하는 게 분명 맞다. 때문에 환풍구 참사 역시 국가의 허술했던 역할을 탓하지 않을 수가 없다. 25일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 나라가 온통 뒤숭숭하다..

생각의 편린들 2014.10.27

잇단 참사와 위기, 우린 어떤 판단을 해야 하나

2005년 10월 어느날의 일이다. 지하철 5호선 천호역에서 전철을 타려던 한 노인의 몸이 전동차와 선로 틈새 사이에 끼인다. 주변에 있던 한 사람이 "우리 한 번 밀어봅시다" 라고 외친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선뜻 나서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때였다. "제가 도울게요" 라며 한 사람이 나선다. 이윽고 "저도 같이 도울게요" 라며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 이렇게 세 사람이 함께 전동차를 밀고 있으니 어느덧 침묵하던 주변의 사람들마저 이에 동조하며 함께 전동차를 밀기 시작했고, 마침내 무려 30톤이 넘는 육중한 지하철을 움직여 노인을 구조할 수 있었다. 이른바 '3의 법칙'이 이뤄낸 기적이다. EBS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의 원리를 실험으로 증명해 보인 바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

이 나라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유민아빠의 단식이 40일째로 접어들었다. 주치의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기아와 영양 부족으로 인해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상태라 한다. 평범했던 한 가정의 가장이 어쩌다 이런 극한 상황에까지 내몰리게 된 걸까? ⓒ뉴시스 실종된 정치와 소통 부재가 낳은 비극이다. 재보궐선거의 승리를 등에 업은 여당은 대화와 타협이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고사하고 자신의 의지대로만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선거에 패배한 야당은 제 구실을 못 한 채 끌려다니고 있다. 정부 최고 수반인 대통령은 두 팔을 낀 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이를 방관하고 있다. 이들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가? 정치권과 대통령이 약속한 진실 규명 약속은 모두 어디에? 지난 14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

생각의 편린들 2014.08.22

아이보다 못한 어른들, 부끄럽다

14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낸, 현재 단원고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의 편지 한 통이 우리 사회에 조용하지만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녀의 편지 속엔 세월호 참사 이후 120일 동안의 심경과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내용이 담담하게 적혀 있다. ⓒ머니투데이 정부는 오직 권력의 눈치만 살필 뿐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으며, 믿을 수 없는 언론은 참된 진실을 외면한 채 자꾸 유가족과 세월호 참사의 본질을 왜곡하려고만 든다. 이번 참사를 통해 어른들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세상에 대한 신뢰마저 잃었다. 우리나라는 미쳤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 겉만 선진국인 우리나라를 바꿀 수 있게 도와달라.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 국가가 무엇인지 우리나라를 믿을 수 있도..

생각의 편린들 2014.08.15

세월호 팔찌를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

ⓒ민중의소리 세월호가 진도 앞 차가운 바다 아래로 속절없이 가라앉은 지 어느덧 100일째를 맞이했다.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단원고 학생을 포함 수백 명의 승객이 그 안에 갇혀 있다는 지난 4월 16일의 속보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결코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대한민국 전체가 일순간 패닉에 빠져들었다. 4월은 그렇게 잔인했다. 그동안 뿌린 눈물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였으며 모두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른 채 세월호를 절대 잊지말자고 약속했고 또 다시 약속을 거듭했다. 대통령은 눈물을 훔치며 책임자 처벌과 진상조사를 약속했고, 정치권 역시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참사 100일째인 24일,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세찬 빗줄기가 뿌려지는 안산에서 서울에 이르는 100리 길을 전날부터..

생각의 편린들 2014.07.24

진실 규명 요구 100리길 걸은 학생 향한 두 시선

“지난 4월 16일, 온 국민이 봤습니다. 제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세요. 저희들은 법을 모릅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나섰습니다. 저희들의 뜻을 가감 없이 전해주십시오” 세월호 참사로부터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단원고 2학년 학생 38명이 15일부터 1박 2일간 무려 100리 길(40km)을 걸은 끝에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24시간의 힘든 여정을 마친 학생들은 국회 앞에서 자신들을 마중 나온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나 잠시 자리를 함께했으며. 이들에게 자신들의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전달하고 짦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단원고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밝혀달라며 힘든 길을 걸어온 어린 학생들을 제일 먼저 맞이한 건 다름 아닌..

생각의 편린들 2014.07.17

팔찌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세월호를 집어삼킨 바닷물만큼이나 깊었던 슬픔은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시키며 두 뺨 위로 뜨거운 눈물을 연신 흩뿌리게 했고, 때문에 이젠 완전히 메말랐을 법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 합니다.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수 명의 실종자들이 세월호 안에 갇힌 채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고 있습니다. 이젠 세월호를 잊으라고 합니다. 세월호 때문에 경기가 더욱 악화된다며 현재의 경기 위축 상황을 모두 세월호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름휴가를 하루씩 더 사용해서라도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며 안달복달하고 있습니다. 소비 부진 만회를 위해 중단됐던 지자체 축제와 아이들의 수학여행도 곧 재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린 세월호를..

생각의 편린들 2014.06.12

'여름휴가 하루 더 가기' 캠페인이 마뜩잖은 까닭

정부가 위축된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여름휴가 하루 더 가기' 캠페인을 추진키로 했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 하반기 국내 관광 회복·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각 기업체와 가정으로 하여금 올 여름휴가를 하루 더 가게끔 유도하여 침체된 소비 지출을 늘리고 궁극적으로 경기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발상인 듯싶다. 물론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고 더욱이 가계소비지출마저 늘지 않고 있는 대목에서 터진 세월호 참사는 체감경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여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납득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확히 거기까지다. ⓒ세계일보 우리 경제가 일회성의 캠페인만으로 살아나는 성질의 것이라면 나 역시 이를 백 번이라도 환영한다. 허나 작금의 소..

생각의 편린들 2014.06.11

'세월호를 선거에 이용 말라'는 주장이 황당한 이유

새누리당 "세월호 참사를 선거에 이용 말라"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세월호 참사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며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25일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과 같이 읍소했다. 나랏일을 하는 정치권이 지금 누구 탓을 하거나 누구를 욕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바구니에 표를 모으려는 그 속좁은 정치로는 나랏일을 말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반성과 참회의 기조 위에 표를 구하기 전에 용서를 구하는 선거를 하고 있다, 여당의 책임이 무거운 만큼 더 치열하게 참회하고 더 아프게 다짐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우리 당이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꼭 기회를 주십사 호소드린다. 호된 회초리를 주시되 꼭 ..

생각의 편린들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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