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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편린들 1276

4대강, 가짜뉴스 그리고 정치인 'PD수첩'

2012년 10월 20일, 무려 30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물위로 둥둥 떠올랐다. ‘충남의 젖줄’로 불리는 금강에서의 일이다. 물고기의 떼죽음은 열흘이 넘게 계속됐다. 강변에는 파리가 꼬이고 썩은 내가 진동했다. 공무원 및 활동가들까지 동원되어 수습에 나섰지만 이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었다. 과거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괴 생명체도 등장했다. 주로 고인 물에 서식하는 ‘큰빗이끼벌레’다. 보를 막아 물을 가두기 시작하면서 강은 큰 호수처럼 변했다. 원래 금강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전 공주보 상류 지역은 황금색 모래톱이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던 곳이다. 지금은 모래톱이 모두 사라지고 더러운 개흙이 쌓여 악취만 진동해온다. 이 모든 변화는 무려 22조..

생각의 편린들 2019.04.10

해결되지 않은 고통,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울분

지난 2011년 산모와 영유아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질환으로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 원인을 놓고 논란이 분분했으나, 결국 가습기 살균제가 그의 범인으로 지목됐다. 일각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두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갖가지 병폐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하곤 한다. 왜냐하면 유해 물질이 시중에 유통되어 살균제 원료로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공산품 안전 검사 대상마저도 교묘히 피해갔던 탓이다.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람만 6천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배상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는 80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왜 이처럼 비대칭적인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인지 SBS ‘가습기살균제 – 끝나지 않은 고통’ 편에서 이를 취재했다. 해결되지 않은 고통, 가습기..

생각의 편린들 2019.04.07

오늘 당장 잘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사람들.. '알바 노동자'

현재 추정되고 있는 국내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모두 200여만 명에 달한다. 최저시급 인상, 52시간 근로 등 고용시장의 변화로 아르바이트가 단순한 용돈벌이 수준에서 생계형으로 바뀌고,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2,30대의 청년계층은 물론이고 중장년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는 여전히 법적 지위를 부여받지 못해 법과 제도의 보호로부터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자리의 한 축을 차지하면서도 법률적인 보호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실태와 문제점을 SBS ‘알바인생, 그들은 지금’ 편에서 짚어봤다. 알바 노동자, 오늘 당장 잘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사람들 18살의 김재훈씨. 그는 앱을 통해 배달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다. 용돈벌이로 일을 시작했는데, 어..

생각의 편린들 2019.04.06

속속 드러나는 5.18의 진실들, 진상규명 이뤄져야

광주 학살의 책임자로 지목받는 전두환씨가 지난 11일 광주 법정에 출석했다. 5.18 민주화운동 39년만의 일이다. 5.18 당시 발포명령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가 남긴 대답은 “왜 이래”라는 신경질적인 외마디뿐이었다. 그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전두환씨는 여전히 뻔뻔스러운 행동으로 일관했다. 그의 후안무치한 행태에 광주시민은 물론, 온 국민이 공분할 수밖에 없었다. 5.18 민주화운동은 199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2011년 5월 유네스코에 의해 관련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역사적·법적 판단이 모두 끝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 그의 추종세력인 일부 보수진영은 5.18 왜곡 및 폄훼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5.18 민주화운..

생각의 편린들 2019.03.18

5.18 비밀요원, 39년만의 최초 증언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8일 국회에서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초청하여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를 개최하고 “북한군 개입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며 전두환은 영웅”이라는 등의 망언을 일제히 쏟아냈다.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음은 말할 것도 없다. 2017년 4월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이라고 기술하여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지난 11일 광주 법정에 선 전두환씨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39년만에 광주에 소환된 전두환씨는 1995년 골목성명 이후 다시 피고인 신분이 되었으나 “5.18은 폭동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거나 “광주 씻김굿의 제물이 됐다”는 등 기존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광주시민은 물론 전 국민들을 분노로..

생각의 편린들 2019.03.16

바짓바람 시대, 진정한 아버지의 역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자녀 교육 성공의 3대 법칙이라는 게 있다. 조부모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무관심을 꼽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는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고, 그저 돈만 잘 갖다 주면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아이들 교육은 주로 엄마의 정보력에 의지해온 경향이 크다. 아버지는 ATM기기 역할만으로 족했다. 하지만 시대는 급변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공조는 물론, 온 가족이 함께 나서도 될까 말까 할 만큼 세상은 복잡다단해지고 불안해졌다. 지난 10일 방송된 ‘바짓바람 시대, 1등 아빠의 조건’ 편에서는 바짓바람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아버지들의 모습과 이 시대에 진정으로 요구되는 아버지의 상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각각 짚..

생각의 편린들 2019.03.12

트럼프의 사업가적 기질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치인보다는 부동산 사업가로서 더 오랜 세월을 보낸 인물이다. 덕분에 명분이나 대의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고 파격적인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타고난 사업가에 가깝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그러한 그만의 사업가 기질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비록 회담은 결렬됐으나 실리는 두둑이 챙긴 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전격 방문, 정작 회담은 결렬시키고 미국과 베트남 사이의 통상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베트남에 항공기 110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를 액수로 환산하면 무려 23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성과다. 사업가로서 특유의 면모를 과시한 셈이다. 그의 사업가적 기질은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의 종료를 통해서도 ..

생각의 편린들 2019.03.04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서울 골목길의 친일 항일 흔적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자락에 위치한 '한국통감관저'. 이곳은 제3대 한국통감 데라우치 마사타케와 매국노 이완용이 한일병합에 서명했던, 우리에게는 더없이 수치스러운 장소다. 현재 한국통감관저 건물은 없고, 터만 덩그러니 남겨진 채 일본군 위안부를 위로하는 ‘기억의 터’로 조성돼 있다.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된 한국통감관저 터부터 조선총독부가 설치돼 있던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그리고 조선신궁 터까지 총 1.7km에 이르는 구간은 지난해 '국치길'이라는 이름의 역사탐방로로 새롭게 조성됐다. ‘국치길’이라는 명칭은 국권 상실의 현장을 기억하고 상처를 치유하자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그동안 그저 스쳐 지나온 서울 골목길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친일과 항일의 역사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다. 독립선언과 임시정부 10..

생각의 편린들 2019.03.03

불꽃같았던 항일독립투사 박차정 의사의 삶

부산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 입구 만남의 광장에는 높이 4.8미터의 대형 동상 하나가 세워져 있다. 군복을 갖춰 입고 총을 든 채 사뭇 비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어디론가 나서는 듯한 형상이다. 여성 독립운동가 동상 가운데 군복을 입고 총을 든 대한민국 유일의 동상이라고 한다. 바로 약산 김원봉 선생의 부인 박차정 의사의 동상이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어느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지만 박차정 의사는 지금까지 거의 잊히다시피 한 인물 가운데 하나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여온 탓이다. 2일 방송된 SBS ‘숨은 여성 독립투사 박차정’ 편에서는 박차정 의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동안 왜 잊혀왔는가를 그녀의 파란만장했던 삶의 궤..

생각의 편린들 2019.03.02

‘괄도네넴띤’.. 한글파괴인가 언어유희인가

언어는 생명체와 같아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하며 변화를 거듭한다. 그래서 그럴까? 한글의 변화 속도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세상의 중심축이 디지털로 이동한 이래 눈부신 속도로 변화해가는 사회상을 고스란히 빼닮은 모양새다. 특히 SNS 등이 텍스트의 간결화를 요구하면서 축약어나 외계어 같은 신조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나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훈민정음을 빗댄 ‘야민정음(글씨체를 비슷한 모양의 글자로 바꾸는 놀이)’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즐겨 사용되곤 한다. 이를테면 명작을 ‘띵작’으로 한다거나 멍멍이를 ‘댕댕이’, 그리고 대한민국을 ‘머한민국’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한글 단어를 비슷하게 보이도록 하는, 다른 글자로 응용하여 표현하는 일종의 놀이문화다. 35주년 기념 제품 ..

생각의 편린들 20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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