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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편린들 1276

전두환과 추종자들, 그리고 추적자

지난해 12월12일은 12.12군사반란이 일어난 지 40년이 되던 날이다. 군대 내 하급상과 내란죄를 저질렀던 전두환과 정호영, 최세창 등 신군부 세력들이 이날 강남의 한 식당에 모여 오찬을 즐겼다. 한 사람당 20만 원의 고급 오찬을 즐긴 그 자리에서 전두환씨는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박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함께한 이들로부터 여전히 각하라 불렸다. 12.12군사반란으로 군을 장악한 신군부. 이들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민간인을 학살하였으며, 정권을 찬탈한 뒤엔 진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는 일에 주력해 왔다. 그동안 수많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증거가 제시돼 왔으나,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여전히 진상규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20년은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는 해..

생각의 편린들 2020.01.04

'아이를 위한 나라는 없나'

지난 12월 10일,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열리던 날이다. ‘민식이법’ 등 아이들의 이름이 붙은 십여 개의 법안 가운데 두 개가 이날 통과됐다. 이에 앞서 숨진 아이의 영정 사진을 부여안은 부모들은 국회의원 앞에 무릎을 꿇고 ‘다른 아이들은 이런 일로 다치거나 죽어선 안 된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렇다면 숨진 아이들의 부모는 왜 국회의원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으며 그 심정은 어땠을까? 28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아이를 위한 나라는 없나’ 편에서는 민식이법 등 아이들의 이름이 붙은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기까지의 과정과 아이를 잃은 고통 속에서도 법안 통과를 위해 애썼던 유가족들의 심정을 취재했다. 인천 송도. 사고 이후 이소현씨는 아들 태호의 방을 차마 치우지 못한다. 태호가 사고 ..

생각의 편린들 2019.12.28

"펭하!"로 요약되는 2019년 사회 변화에 대한 열망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열망은 일과 삶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이를 통해 일상에서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소박한 형태로 투영돼 왔다. 이러한 삶의 변화 의지는 ‘워라밸’과 ‘소확행’이라는 신조어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는 그동안 지나치게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성공 지향의 삶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된 결과물이기도 하거니와,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이상이라는 높은 벽 앞에서 어쩔 수 없이 현실을 수긍해야 하는 자조적인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저물어가는 2019년 올 한 해 동안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했던 열망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형태로 반영되었을까? 한 가지를 콕 집어 얘기하자면, 2019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EBS 캐릭터 ‘펭수’..

생각의 편린들 2019.12.27

전세 사기, 대책은 없나

빌라 수백 채를 보유한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잠적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집주인당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이 양산됐다. 이들 피해 세입자의 대부분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다. 삶의 새로운 출발선에서 저마다 가꿔온 크고 작은 꿈을 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끔찍한 현실과 마주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린 것이다. 7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끝나지 않은 전세 사기’ 편에서는 올 한 해 유난히 극성을 부린 전세 사기 사건과 그 이후의 변화된 모습을 짚어보고, 세입자를 보호할 제도적 보완책은 없는지에 대해 취재했다. 경기도의 한 다가구주택. 취재진이 변호사와 함께 이곳에 사는 한 세입자를 찾았다. 건물은 이미 경매 절차에 들어간 뒤다. 피해 세입자는 집..

생각의 편린들 2019.12.07

'제시카송' 열풍, 영화 기생충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

영화 ‘기생충’이 북미에서 흥행을 거두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특히 배우 박소담이 부른 이른바 ‘제시카송’이 북미 관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 중이라고 하니 왠지 더욱 반갑다. 제시카송은 기정(박소담)과 기우(최우식) 남매가 박사장(이선균)의 집 초인종을 누르기 바로 전, 그들이 창조한 허구의 인물인 제시카의 프로필을 암기하기 위해 ‘독도는 우리땅’을 개사하여 다음과 같이 부른 단 6초짜리 노래다. “제시카는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네 사촌~.” 현재 트위터 등 SNS에서는 이 노래를 패러디한 안무와 리믹스 버전 그리고 악보까지 등장하는 등 ‘제시카 징글’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인터넷 밈화되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러한 인기 덕분인지 미국의 일..

생각의 편린들 2019.11.14

그깟 수능 샤프가 도대체 뭐길래

가뜩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이번에는 샤프 펜슬 하나 때문에 또 다시 시끄럽다. 지난 2006학년도부터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교육 당국은 수능 시험 당일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에게 수능 샤프를 제공해 왔다. 그런데 이 수능 샤프가 교체된다는 소문이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갔고, 이에 수험생들이 동요를 일으킨 것이다. 샤프 선정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품명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자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갔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능 샤프 제품명을 공개하라’는 취지의 청원 글까지 올라왔다. 그깟 샤프가 뭐길래 수험생들이 이토록 불안해하는 걸까? 언뜻 생각할 땐 단순한 필기구 하나만을 바꿨다고 수험생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은 절..

생각의 편린들 2019.11.10

전동킥보드 인도 주행 금지한 싱가포르, 우리 네티즌은 왜 환영할까?

싱가포르 정부가 전동 킥보드의 인도 주행을 전면 금지하는 조처를 단행했습니다. 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전동 킥보드로 인도를 주행하다가는 징역 3개월을 선고 받거나 벌금 170만 원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되는데요. 이와 같은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가자 포털 기사 말미의 댓글 창에는 ‘도입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못하지’ 등 네티즌들의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그렇다면 네티즌들은 왜 싱가포르의 엄격한 법 시행 조처를 환영하며, 국내 도입을 운운하고 나선 것일까요? 도대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전동 킥보드로 인해 어떠한 불편을 경험하고 있길래 이토록 격한 반응을 토해내는 것일까요? 근래 인도와 차도 그리고 자전거도로 구분할 것 없이 전동 킥보드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

생각의 편린들 2019.11.06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

지난달 9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주인과 산책하러 나갔다가 사라진 반려견 ‘토순이’가 머리가 심하게 훼손되어 숨진 채 인근 주택가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생명체를, 그것도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을 이토록 잔혹한 방식으로 숨지게 했다는 측면에서 많은 이들을 분노케 한 사건이다. 이에 토순이의 주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물보호법을 강화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렸고, 11월 5일 기준 9만9천 명이 넘는 사람이 이에 동의했다.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잔혹하게 죽이거나 학대하는 사건은 잊을 만하면 우리 주변에서 간혹 벌어지는 사안이다. 지난 7월에는 한 남성이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 인근 카페 앞에서 카페 주인이 키우던 고양이를 잡아 내팽개쳐 숨지게 한 일이 있었다. 이 남성은 동물보호법 ..

생각의 편린들 2019.11.05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시급한 이유 <쿠르스크>

세월호 참사 당일 맥박이 있었음에도 제때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숨진 희생자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5년 만에 추가로 공개되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 세 번째 희생자 구조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제기된 것인데요.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세월호 참사 당일 희생자 구조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헬기를 해경 등 현장 지휘관들이 이용했다”며 “희생자 발견과 이송이 늦었고, 사망 판정 시점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전면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거세게 불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월호 특조위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희생자를 싣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동원된 구조헬기가 엉뚱하게도 해경..

생각의 편린들 2019.11.04

참을 수 없는 '정치'의 가벼움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태와 관련하여 “개념 있는 연예인들이 조국 사태에는 왜 조용하느냐”며 한 마디 거들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일침이라고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일침이 아닌 조롱(?)이다. 또 다시 저급한 방식으로 작금의 정쟁 상황에 가세를 한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정치’의 가벼움이란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각종 의혹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짐작컨대 이들 대부분은 조국 후보자의 임명을 어떻게든 가로막기 위해 혈안이 된 반대 진영이 만들어낸 창작물(?)에 가깝다. 조국 후보자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의혹들은 가짜뉴스가 주요 출처라고 밝히며,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나..

생각의 편린들 201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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