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산울림 그 이름만으로도 27

산울림 5집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앨범이다. 앨범 자켓의 색감과 김창완의 그림이, 수록된 노래와 너무도 잘 어울리고 정겹게 다가온다. 드라마와 영화 음악 위주의 4집에 비해 매우 비트감 있는 연주와 실험성 강한 산울림의 색채가 강하게 묻어나오는 것도 이 앨범만의 특징이다. 한 곡 한 곡 듣다보면 어느새 맑은 하늘과 드넓은 풍광이 연상되어 청량감마저 느껴지는, 매우 맑은 느낌의 앨범이다. 4집을 발매한 지 5개월만의 앨범 발표다. 이 앨범엔 김창완이 17세에 자작한 것으로 알려진 '왜가'가 수록되어 있다. 김창완식 발라드의 전형적인 곡으로, 애절한 김창완의 목소리와 잔잔한 간주가 매력적이다. 이번 앨범엔 유독 한국적 정서가 많이 담겨져 있다. 1집에 수록되어 있던 '청자'에 이어 막내가 작사하고 둘째가 작곡한 '백..

산울림 4집

3집 발매 후 동생들의 군입대로 산울림은 잠시 활동을 접게 된다. 이러한 연유로 4집부터 6집까지는 동생들의 군 휴가기간 틈틈이 짬을 내 만들어진 앨범들이란다. 이번 앨범에 실린 대부분의 곡들은 드라마나 영화에 삽입된 노래들이다. 전작 앨범들의 히트로 이들의 인기가 정점에 이르렀음을 의미하는 바이리라. 보통 가수들이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게 되면, 과거의 노래들로 채워진 상태에서 신곡 몇 개만 끼워넣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래서 일반 가수들의 새 앨범엔 실제 신곡이 몇 곡 되지 않는, 마치 질소만 가득 찬 빵빵한 과대 포장된 과자봉지를 사는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이었지만, 산울림은 관행에 얽매인 그들과 분명 달랐다. 과거에 발표된 곡의 재활용은 절대 없고, 새로운 앨범이 발매되면 무조건 신곡들로만 가득 채워..

산울림 3집

가장 산울림다운 앨범이다. 1집과 2집에선 대중성과 상업적 성공을 위해 그들의 색깔을 일부 감추거나 희생했던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자신들이 왜 산울림이어야 하는가를 강하게 어필한다. 실험성도 돋보이는 앨범이다. B면 전체를 '그대는 이미 나'라는 런닝타임 18분 40초짜리 한 곡으로만 채웠다. 또한 이번 앨범의 특징 중 하나는, 맏형인 김창완보다 둘째 김창훈의 색깔이 강하게 드러나있다는 점이다. 타이틀 곡인 '내 마음'을 비롯해 총 3곡이 김창훈의 자작곡이다. 둘째 김창훈과 막내 창익의 군 입대로 인해 2집 발매 후 불과 반 년만의 출시다. 타이틀 곡 '내 마음'에서의 김창훈 목소리는 흡사 헐크(?)를 연상케 한다. 이 노래의 부제가 '내 마음은 황무지'라 붙여진 탓인지,이러한 분위기 ..

산울림 2집

전작인 1집에 비하면 정말 일취월장이다. 1집에선 아무래도 아마추어적인 느낌이 많이 묻어났었는데, 이번 앨범에선 그런 느낌이 거의 없어졌고,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들어진, 내 기준에서 볼 땐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명반의 반열에 올라선 느낌이다. 산울림의 많은 앨범 중 최고 명반을 꼽으라 하면, 거의 순위권 안에 둘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판으로 평가해주고 싶다. 이번 앨범은 데뷔앨범이 나온 지 불과 5개월만에 발표되었다. 그들의 창작 열의와 음악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어쩌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동생들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 그동안 만들었던 노래들을 발표해야 하는, 강박 관념에 의한 결과물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든 이들은 3집을 발표하고 홀연히 떠나게..

산울림 1집

형제 그룹 산울림의 혜성 같은 등장은 마치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와 비견된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이 부분에 딴지를 걸어온다 한들 별 할 말이 없다. 두 옥타브 뚝 떨어지는 재기발랄한 노래와 아무렇게나 내지르는 듯한 가볍고 아마추어틱한 창법, 형제들의 경쾌한 연주... 이들 이전엔 결코 접해볼 수 없었던, 독특한 형식의 노래는 당시 대중들에게 적잖은 문화적 충격을 던져주었다. 데뷔 앨범의 취입 또한 상당히 드라마틱하다. 이들 형제는 자신들의 노래를 공 테이프에 녹음하여 레코드사들을 전전하며, LP판 취입을 타진한다. 일반적인 레코드사에선 신출내기 아마추어 밴드에 불과한 이들의 노래를 취입해줄 리 만무했다. 그러나 서라벌레코드사의 사장은 한 눈에 이들의 가능성을 엿보았고, 자신의 회사에서 이들..

산울림 컬렉션

고딩 시절부터 이 곳 저 곳의 레코드 가게를 순회하며 구입해 모아 온 산울림 LP판... 나름 광팬이었던 당시, 앨범 구입을 위해서라면 어딘들 못쏘다녔겠냐만, 지금 생각해봐도 산울림 그들에 대한 나의 애정은 정말 각별했던 듯싶다. 뭐 산울림 정규 앨범을, 12집까지 중간에 빠진 놈 없이 모두 소장하고 있다 해서 하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 앨범인 13집만 빠진 셈... 13집이 발표되었을 당시엔 음반 시장에서의 대세가 CD 형태인 때라 13집의 LP판 출시 여부는 사실 불확실하다. 보다 솔직해져보자. 10집부터는 산울림 이들이 직접 연주한 앨범이 아니다. 내 귀가 아무리 막귀라 해도 이들의 연주소리인지 아닌지는 얼추 구별해낼 수 있다. 이들 앨범은 무늬만 산울림이었지 실상 김창완의 솔로 ..

산울림,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 떨리던 시절

그랬다. 산울림, 그들은 내 청소년기 우상이었기에... 아마도 중3 때였을 것이다. 감수성이 매우 민감하던 시절, 우연히 노래 한 곡을 듣게 되고 자연스레 그 노래에 빠져들게 된다. 산울림 7집에 수록된 "청춘"이란 노래였다. 사실 이 노래는 내가 관심을 갖게 되기 전 그 해 봄부터 이미 가요계 각종 차트를 휩쓸며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던 곡이다. 내가 우연히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이미 유행이 다 지나간 끝물 무렵이었다. 유행의 유통기한이 다 된 곡이기에 라디오에서도 듣기 힘들게 된 상태였다. 어쩔 수 없었다. 이 노래의 녹음을 위해 집에 있는 카세트에 공테이프를 걸어 놓고 산울림의 "산"자만 나오면 무조건 레코드 버튼을 눌러 댔다. "청춘"이란 노래보다는 산울림의 다양한 노래들이 내 그물에 걸려 들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