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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303

국경을 초월한 한 끼 식사의 가치 '삼청동 외할머니'

식사 한 끼, 특히 집밥에 담긴 성정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한결같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가 식사를 할 때 밥 한 알조차 허투루 여기지 않고 귀하게 다루는 건 곡식을 재배한 이들의 수고로움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담겨 있지만, 한 끼 식사에 대한 가치를 그만큼 소중하게 여긴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국적 집밥을 소재로 한 KBS의 예능 프로그램 '삼청동 외할머니' 4화에서 할머니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앞에 놓고 개그맨 김영철이 장난을 치자 벨기에 출신 베로니끄 할머니가 "음식으로 장난하면 안돼요" 하며 정색을 한 것도 바로 한 끼 식사, 특히 집밥에 담긴 성정과 가치란 비단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공통된 정서임을 확인시켜준다. 해당 프로그램의 이름인 '삼청동 외할머니'는 그런 측면에..

그냥 저냥 2018.12.16

박항서 신드롬의 실체를 파헤쳐보자

이쯤 되면 신드롬이다. 박항서 신드롬이 분다. 베트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리나라도 그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15일 결승 2차전 텔레비전 광고료가 축구중계 사상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4만여 명을 수용 가능한 베트남 미딘 국립경기장은 만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암표상이 극성을 부린다고 한다. 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베트남이야 축구 경기를 치르는 당사자이기에 이러한 결과가 충분히 납득이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부는 베트남 축구 열풍은 과연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한 케이블 방송사가 중계한 스즈키컵 결승 1차전 시청률은 4.7%로 올해 케이블에서 중계한 스포츠 프로그램 중 최고를 기록했단다. 놀랍다. 급기야 결승 2차전을 지상파에서 생중계하기..

그냥 저냥 2018.12.15

"찹쌀떡~" 하면 조건반사처럼 떠오르는 추억

"찹쌀떡~" 문밖에서 반가운 소리가 들려온다.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드는 이맘때쯤이면 집 주변에서 간혹 들을 수 있는 소리다. 터치 한 번으로 집까지 웬만한 음식들을 배달시켜 먹는 이 편리한 세상에, 아직도 한 쪽 어깨에 떡을 짊어진 채 자신의 존재감을 외치며 떡을 판매하러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어쩌면 놀랍고도 반가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방식으로 찹쌀떡을 판매하는 분들이 제법 된다. 아마도 수요가 있기 때문일 텐데, 지금은 대부분 뒤로 밀려난 20세기형 문물에 대한 향수나 추억을 떠올리면서 구입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를테면 추억을 소비하는 아이템이라고 할까. 20세기말 이전에 태어난 이들이라면 대부분 비슷하겠지만, 나 또한 찹쌀떡에 얽힌 추억이 있다. 그런데 웃..

그냥 저냥 2018.12.13

막장 드라마는 왜 욕을 하면서도 빠져들까?

윤도빈은 오 부회장으로 인해 드디어 자신이 미성 그룹의 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니까 윤도빈이 아닌 오도빈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윤도빈의 동생이자 미성 그룹의 가짜 손자 오재빈에게 있어 작금의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내상이다. 원래 순수하고 여리기만 했던 윤재빈이 미성 그룹으로 들어가 오재빈이 되면서 돈과 권력의 맛을 몸소 경험한 탓이다. 물론 그의 아내 신화경의 계략도 한 몫 단단히 거든다. 오재빈은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제 과거의 윤재빈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물론 이에는 신화경의 꼬드김과 부추김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어쩌면 윤재빈 스스로가 실토했듯이 그의 내면에는 애초부터 이러한 속물 근성이 자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재빈은 어떻게든 이번 사..

그냥 저냥 2018.12.12

IMF 고단함 잊게 했던 청춘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최근 아스라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거나 세대를 잇는 등 세대 통합의 뒷심을 발휘하는 문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들이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는 셈인데요. IMF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을 그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과 락 밴드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등이 바로 그에 해당합니다.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의 역주행이 매섭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을 상영관으로 자꾸만 불러 들이고 있습니다. 세대를 초월하여 관객몰이하고 있는 셈인데요. 현재 POOQ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청춘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또한 아스라한 과거의 감성을 소환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대략 3년 동안 안방 극장을 ..

그냥 저냥 2018.12.06

우리가 슈퍼히어로 영화를 더 많이 봐야 하는 이유

지난 해 11월 의암호에 승용차가 빠지는 긴박한 현장을 목격하고 그 차가운 기온에도 불구하고 지체없이 물로 뛰어들어 운전자의 생명을 구한 세 청년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사고를 당한 차량 운전자와 이 청년들은 전혀 일면식도 없는 관계였습니다. 이들처럼 위급한 상황에서 헌신적인 도움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살려내는 미담이 간혹 올라와 차갑게 식어 있던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곤 합니다.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칫 자신들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 이처럼 누구나 쉽게 행하기 어려운 일을 해낸 이들을 향해 우리는 서슴없이 엄지척 내밀며 의인이라 칭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돕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의인들의 뒷모습은 흡사 영화속 슈퍼히어로의 ..

그냥 저냥 2018.12.02

자극적인 소재로 피로감 증폭시키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네티즌들 사이에서 포방터시장의 홍탁집 아들은 역대급 빌런으로 지칭되곤 한다. 이 프로그램이 최근 들어 자극적인 소재를 통해 시청자들의 짜증과 호기심을 동시에 유발해 오면서부터다. 덩달아 시청자들의 관심도도 부쩍 높아졌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1부 8.7% 2부 8.9%(닐슨코리아 집계)로 8개월 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쯤 되면 시청자들을 이 프로그램에 제대로 묶어놓은 셈이니 연출자의 입장에서 보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다. 이날 방송된 '포방터시장' 네번째 이야기의 관심은 단연 홍탁집 아들에게로 집중됐다. 지난 회에서 홍탁집 아들은 백종원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며 간청했고 분명하게 달라질 것임을 약속했다..

그냥 저냥 2018.11.30

평범한 일상에 고마워해야 하는 이유

‘선생님은 우리가 가진 고유한 색들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이제 우리가 선생님이 색을 볼 수 있도록 도울 차례다’ 학생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 쓰인 글귀 내용이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 축제에서 자신들을 지도해온 선생님이 색맹임을 뒤늦게 알게 된 학생들이 용돈을 한 푼 두 푼 모아 색 보정 안경을 선물하였고, 이를 착용한 선생님이 주저 앉은 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사연이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색을 보고 이를 구별하는 일이 별것 아닌 사안으로 다가올지 모르나 색각이상자에게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색을 보고 구별해내는 평범한 일상 그 자체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하는 것이다. 색각이상자가 겪어야 하는 고충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사회가 여..

그냥 저냥 2018.11.19

먹는 행위에 대한 진지하지 않은 고찰

우리 삶에서 먹는 행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보편적으로 아침, 점심, 저녁 등 시간대별로 매 끼니를 챙겨 먹곤 한다. 즉, 오전 활동은 아침식사, 오후 활동은 점심식사, 그리고 저녁 이후의 활동은 저녁식사가 일종의 시간대별 일과의 분수령 역할과 동시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임무까지 담당한다. 하지만 하루 중 식사시간이 실제로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보잘 것 없다. 한 끼당 한 시간씩으로 넉넉히 늘려 잡는다 해도, 기껏해야 하루 3시간가량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하루 일과 중 대략 8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순수하게 먹는 행위 그 자체만을 시간에 빗대어 놓고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나 알고 보면 먹는 행위는 우리의 삶에서 매우 값진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테면 "식사는 하셨나요..

그냥 저냥 2018.11.15

대중의 감정을 들었다놨다 하는 힘의 원천, 백종원의 골목식당

지난 7일 방송된 SBS 본격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홍은동 포방터시장' 편이었다. 앞에는 홍제천이 휘돌아 감고 있고 뒤로는 북한산이 펼쳐져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의 조용한 마을인 이곳은 주거 지역이라 여느 상권처럼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드는 시끌벅적한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왠지 푸근한 인심이 살아 있을 것 만 같은 한적한 시골 마을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이렇듯 주거 환경이 뛰어나다는 건 반대로 말하자면 사업 여건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유동인구가 한정돼 있는 탓이다. 백종원의 진단이 내려지게 될 이곳 포방터시장 골목 네 곳의 식당 가운데 가장 먼저 막창집이 선정됐다. 사전 예고 없이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채 들이닥친 백종원의 짓궂은(?) 깜짝 등장에 식당..

그냥 저냥 20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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