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의 한 작은 마을. 초등학생인 보리(김아송)는 푸른 바다가 손에 잡힐 듯한 이곳에서 아빠(곽진석), 엄마(허지나), 그리고 동생 정우(이린하)와 함께 살아간다. 보리를 제외한 나머지 식구들은 모두가 청각장애인이다. 때문에 음식을 주문하는 일처럼 듣고 말하기가 요구되는 사안은 죄다 보리의 몫이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가족과의 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보리는 이렇듯 일상 속에서 수어를 터득하고 있었다. 보리네 가족은 아이가 딸린 여느 가정처럼 복닥거리는 일상이지만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남 부러울 게 없다. 그런데 보리는 언젠가부터 가족 사이에서 묘한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왠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만 함께하지 못 하고 주변부를 맴도는 느낌이다. 장애인 가족 사이에서 유일하게 비장애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