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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새해엔 행복해지자 <해피 뉴 이어>

비정규직 직원(원진아)부터 호텔리어(한지민), 도어맨(정진영), 그리고 사장(이동욱)까지 호텔이 일자리인 사람들, 연말 콘서트를 기획하고(서강준, 이광수) 또 이를 관람하는 사람들, 결혼식 준비에 분주한 사람들(김영광, 고성희), 매주 토요일마다 맞선을 보기 위해 라운지에 등장하는 사람(이진욱), 공무원시험에 연거푸 낙방하고 모든 걸 포기한 사람(강하늘). 2021년말, 호텔 엠로스에는 저마다 나름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오랜 기간 짝사랑해 왔으나 정작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해 결국 사랑을 놓쳐버린 40살 노처녀에게도 희망이란 게 과연 찾아올까. 일개 말단 직원 덕분에 강박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호텔 사장, 아슬아슬 펼쳐지는 이들의 로맨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다 <나는 보리>

강원도 강릉의 한 작은 마을. 초등학생인 보리(김아송)는 푸른 바다가 손에 잡힐 듯한 이곳에서 아빠(곽진석), 엄마(허지나), 그리고 동생 정우(이린하)와 함께 살아간다. 보리를 제외한 나머지 식구들은 모두가 청각장애인이다. 때문에 음식을 주문하는 일처럼 듣고 말하기가 요구되는 사안은 죄다 보리의 몫이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가족과의 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보리는 이렇듯 일상 속에서 수어를 터득하고 있었다. 보리네 가족은 아이가 딸린 여느 가정처럼 복닥거리는 일상이지만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남 부러울 게 없다. 그런데 보리는 언젠가부터 가족 사이에서 묘한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왠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만 함께하지 못 하고 주변부를 맴도는 느낌이다. 장애인 가족 사이에서 유일하게 비장애인인..

위정자와 말의 품격

말에도 품격이 있다. 말은 곧 한 사람의 성품이자 인격을 드러낸다. 무심코 던지는 말과 함께 배어나오는 인물 됨됨이는 그가 아무리 뛰어난 언변을 구사하며 이를 의식적으로 감추려고 해도 결코 감출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더구나 말이란 한 번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순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손 안에 가둘 수 없는, 말이 지닌 고유한 특성 때문이다. 한 사람의 입 밖에서 빠져나온 말은 별다른 저항 없이 백 사람, 천 사람의 귀로 옮겨다닌다. 이는 다시 만 사람, 백만 사람의 입을 타고 전파된다. 이렇듯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의 귀와 입을 거친 말은 결국 처음 말을 꺼낸 이를 향해 되돌아오는 수순을 밟는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날카롭고 뾰족한 말에 의해 상처를..

생각의 편린들 2021.12.30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는 영화 <어느 가족>

근래 들어서는 예전에 비해 그 의미가 다소 포괄적인 개념에 가까워졌지만, 가족은 통상 '혼인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집단, 또는 그 구성원과의 관계'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조금은 특이한 형태의 가족도 존재한다. 겉으로 볼 땐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손주까지 3대가 함께 복닥거리면서 사는 영락없는 대가족이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피가 전혀 섞여 있지 않다. 그 흔한 혼인관계조차 없다. 쉽게 떠올릴 법한 전통적인 관계의 가족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도 않다. 가족 구성원들은 일용직이나 유흥업소에 몸 담으며, 아이에게는 도둑질을 종용하는 등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집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은 전통 의미의 가족과는 달리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조..

언론의 '허경영 띄우기'가 소름 돋는 이유

지난 26일 일부 언론이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와 관련한 기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24일 전격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하여 허경영 대표가 지난 1월 유튜브 방송인 '이봉규TV'에 출연, 관련 발언을 했던 게 적중했다는 내용이다. 허 대표의 1월 발언을 예언이라 지칭하는 등 기사 제목은 누가 보아도 자극적이다. '한국경제'는 '허경영 예언 소름 "박근혜·이석기 석방하고 한명숙 복권"', 그리고 '서울경제'는 '허경영, 예언 적중···"박근혜·이석기 석방·하고, 한명숙 복권"'이라는 거의 유사한 제목으로 기사를 뽑았으며, 이는 해당 언론사들이 주요기사로 채택하면서 한동안 포털 메인 자리를 차지, 수많은 이들에게 노출됐다. 허 대표는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서울특별시..

생각의 편린들 2021.12.28

작은 위안으로 이끄는 영화 <카모메 식당>

카모메 식당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카페 겸 음식점이다. 일본에서 건너온 사치에(고바야시 사토미)가 나홀로 운영 중이다. 가게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손님이 많지 않다. 그녀는 손님이 곧 하나둘 늘어날 것이라 믿고 매일 아침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며, 분주한 손길로 식기들을 닦는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첫 손님을 맞게 되는 카모메 식당. 토미(자코 니에미)라 불리는 핀란드 국적의 청년이다. 그는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사치에와 금방 가까워진다. 그렇게 카모메 식당과 인연을 맺은 그에겐 사치에가 정성껏 내린 커피를 마시는 일이 매일 치러야 하는 일과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된다. 무작정 핀란드 여행에 뛰어든 일본인 여성 미도리(카타기리 하이리)를 사치에가 우연히..

덜덜 떨면서 먹어야 제맛.. 얼어 죽어도 '동치미국수'

26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까지 곤두박질쳤다. 한겨울로 깊숙이 진입한 모양새다. 습관처럼 켜놓은 TV 화면에는 목도리 등으로 칭칭 감싼 차림새로 얼굴조차 분간하기 어려운 기상 캐스터가 등장,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며 외부의 느낌을 생생히 전하고 있었다. 덕분에 조금은 밋밋하여 잊고 지내온 한겨울의 느낌이 온전히 되살아난다. 이런 날에는 움직임 자체가 무척 곤혹스럽다. 일요일인 게 천만다행이다. 오늘처럼 온몸이 오들오들 떨릴 정도로 몹시 추운 날이면 으레 따스한 국물이 곁들여진 음식을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난 그 반대다. 추우면 추울수록 되레 덜덜 떨면서 먹어야 제 맛으로 다가오는 음식 하나를 떠올린다. 흔히들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생각하기 십상이겠으나 이는 아니다..

그냥 저냥 2021.12.26

액션 종합선물세트 <유체이탈자>

어느 날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교통사고 현장에서 깨어난 강이안(윤계상).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에 와 있는지 전혀 기억할 수 없다. 거울에 비친 얼굴도 영 낯설기만 하다. 경찰서에서 사고 조사를 마치고 나온 그는 현 상황이 몹시 혼란스러우나 이를 느낄 겨를조차 없다. 이윽고 또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기 때문이다. 강이안은 12시간마다 전혀 다른 사람의 몸에서 새롭게 눈을 뜬다. 이 기이한 현상은 강이안의 평범했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다. 자신의 정체성이 몹시 궁금해진 강이안. 그를 둘러싼 사건과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몸을 빌려 깨어날 때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뒤를 쫓는 한 남자, 그리고 그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한 여자. 이들 사이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을 것으로 ..

영웅으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통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빌런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의 계략에 의해 자신의 정체가 세상 모든 이들에게 탄로남과 동시에 또 다른 빌런으로 오해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와르르 무너져버린 피터 파커. 문제 해결을 위해 그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는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을 통해 세상을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탄로나기 이전으로 되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은 실행 과정에서 어긋난다. 그의 주문이 멀티버스(다중우주)를 잘못 건드리는 통에 과거 스파이더맨과 대적했던 빌런들을 일제히 현실 세계로 소환하게 된 것이다. 빌런들을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이는 곧 빌런의 죽음을 의미하기에 그럴 수는 없다며 완강히 버티는 피터 파커. ..

국힘 윤석열 후보의 호남 발언.. 이래서 잘못됐다

호남 지역 민생 탐방을 연일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지난 23일 오후에는 국민의힘 전남 선대위 출범식 참석을 위해 순천시 모 호텔을 방문,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그동안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우리 호남 분들이 국민의힘에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지지를 하지 않으셨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는 이에 덧붙여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며 공개적으로 호남인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실패한 정권이라 규정 지으며, 그 원인이 민주화 운동 세력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5월 이후 문재인 정부가 잘한 것을 찾을 수 없다는 게 국민 중론"이라며 "시대착오적인 이념으로 엮이고 똘똘 뭉친 소수의 이너서..

생각의 편린들 202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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