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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삶..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배우 겸 연출가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와 극작가로 활동 중인 그의 아내 오토(키리시마 레이카)가 살아가는 방식은 여느 부부와 다름없다. 밖에서는 일에 몰두하고 가정에 복귀하면 사랑을 나누는 등, 서로를 향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점을 빼고선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가후쿠는 업무차 출장길에 나선다. 하지만 악화된 기상 탓에 일정이 변경되어 급히 발걸음을 돌리게 되는 가후쿠. 그가 집에 도착하자 이러한 사정을 알 리 없는 아내가 때마침 어떤 남자의 품에 안겨 있었다. 아내의 외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가후쿠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인다. 하지만 사건 당시에는 물론, 이후에도 이를 전혀 내색하지 않는 그다. 가후쿠는 평소와 다름 없이 일하고 또 사랑을 나눈다. 늘 그래왔듯이 겉으로는 지..

강물 빛과 체념의 빛.. 영화 '비가 그친 후'

대학원에서 연구 조교로 근무 중인 유키스케(나가노 타이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연구실로 매일 오가는 길에 위치한 붕어빵 집을 방문하는 게 그에겐 하루의 일과다. 무엇보다 이 집의 붕어빵은 맛이 매우 빼어났다. 만드는 이의 정성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가 이곳을 벗어나지 못 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붕어빵 집 주인장 때문이었다. 코요미(에토 미사)라 불리는 아가씨였는데, 밝고 친절한 그녀의 매력에 유키스케는 저도 모르게 빠져들고 만다. 그녀가 쉬는 날이면 맛있는 붕어빵을 먹지 못 한다는 아쉬움보다는 그녀를 볼 수 없다는 허전한 감정이 더 크게 밀려왔다. 코요미 역시 자신이 정성껏 만든 붕어빵을 매일 구입하여 맛있게 먹어주는 청년 유키스케가 싫지는 않은 듯했다...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스릴러물.. 영화 '키미'

인공지능 스피커 '키미'를 개발한 '아믹달라', 이 회사는 기업 공개를 코앞에 둔 상황이다. 키미는 기존의 인공지능 제품들과 달리 알고리즘에 의존하지 않은 채 사람이 일일이 개입하여 제품의 품질을 키워왔다. 소통 오류 신호를 포착, 이를 개선함으로써 키미의 이해력을 증진시키는 방식이다. 아믹달라 소속 직원인 안젤라(조 크라비츠)가 담당하는 직무는 다름 아닌 이 음성 데이터의 스트림 분석이다. 그녀의 작업은 주로 집에서 이뤄진다. 가전제품뿐 아니라 전력으로 작동되는 집안의 웬만한 편의시설들은 인공지능 스피커 키미에 연동되어 간단한 문장 몇 마디만으로도 조종이 가능했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키미의 오류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스트림 분석에 나선 안젤라. 잡음이 겹겹이 쌓인 소리 틈 속에서 예사롭지 않은 목소리..

살아남은 자의 고통.. 영화 '살아남은 아이'

유난히 무더웠던 어느 여름 날,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를 간 아들 은찬이가 물에 빠진 친구 기현(성유빈)을 구한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로부터 1년 뒤 은찬은 의사자로 선정된다. 시간이 약이었을까. 성철(최무성)과 미숙(김여진)은 자식을 잃은 부모라면 으레 겪어왔을 법한 충격과 고통에서 차츰 벗어나 일상으로 복귀한 상황이었다. 문득문득 솟구치는 분노와 아픔까지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에 비해 슬픈 감정은 많이 잦아든 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성철은 은찬의 생명을 대가로 목숨을 건진 기현을 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기현은 부모 품을 벗어나 학교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혼자 살아가는 중이었다. 도배 업체를 운영하는 성철은 어린 기현이 짊어진 고단한 현실이 안쓰러웠는지 그에..

책으로 엄혹한 현실 버텨낸 소녀.. 영화 '책도둑'

1938년 2월, 동생과 함께 기차를 이용하여 입양길에 오른 리젤(소피 넬리스). 이동 도중 동생이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그녀는 홀로 한스(제프리 러쉬)와 로사(에밀리 왓슨) 부부 가정에 입양된다. 외톨이가 된 리젤에겐 낯선 환경과 마주하는 현실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특별히 양부모와의 관계가 염려스러웠다. 다정다감한 한스와는 달리 양어머니 로사는 까칠하기 짝이 없었던 까닭이다. 그녀는 늘 불만과 짜증 섞인 말투로 리젤을 다그치기 일쑤였다. 리젤은 글자를 미처 익히지 못했던 까닭에 학교 생활마저 힘겨웠다. 또래들이 그녀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바보라 놀리며 못살게 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의 편이 되어준 친구가 있었던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루디(니코 리에르쉬)가 바로 그 친구였다. 루디는 리젤이 ..

엄마와 아빠 중 한 사람을 택해야 한다면.. 영화 '흩어진 밤'

9살 소녀 수민(문승아)이네 가정은 요즘 분위기가 영 좋지 않다. 뒤숭숭하다. 별거 중인 엄마(김채원)와 아빠(임호준)가 아예 이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최근에는 집을 보겠다며 찾아오는 낯선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집을 처분하기 위해 부동산에 내놓은 까닭이다. 별거 중인 아빠는 일주일에 한 차례 가족을 만난다. 물론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요즘 수민이의 최고 관심사는 간식도, 드론도 아니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게 될 경우 자신과 오빠(최준우)의 거취 문제가 가장 궁금하다. 부모님의 말씀대로라면 총 3가지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엄마가 자신과 오빠를 모두 양육하는 경우가 하나 있겠고, 엄마와 아빠가 자신과 오빠를 각각 한 명씩 맡아 양육하는 경우가 그 나머지다. 즉, 엄마와 수민, ..

사회적 편견에 맞선 여전사.. 영화 '섀도우 클라우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던 날 밤의 일이다. 임무 수행을 위해 이륙 준비 중이던 연합군 소속 폭격기에 느닷없이 한 여성이 탑승한다. 그녀는 자신을 공군 장교 개리(클레이 모레츠)라 소개하면서 기밀이 담긴 물건을 급히 수송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따르는 중이라고 밝힌다. 하지만 그녀의 탑승은 애시당초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승무원들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난감했다. 하지만 당장 이륙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 지휘부는 폭격기 하단에 위치한 볼 터릿에 일단 그녀를 태우기로 결정한다. 터릿에 홀로 갇힌 개리. 폭격기 내부에서는 그녀를 둘러싸고 승무원들의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그때였다. 폭격기 동체 밖을 유심히 살피던 개리의 눈에 감지되는 이상한 물체. 영화 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

진정한 소울 푸드란.. 영화 '맛있는 영화'

계약직 직원 송이(정연주)는 재직 중이던 회사와의 재계약 불발로 백수 처지가 된다.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이 많다. 그날도 이런 고민 속에서 냉장고 문을 활짝 열었다. 마침 탄산음료가 똑 떨어졌다. 이를 구입하기 위해 무작정 밖으로 나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옛 친구 훈이(조현철)를 만나게 되는 송이, 간만에 밥 한 끼 같이 먹자며 의기투합한다. 그렇게 하여 나선 한밤중 먹거리 투어. 전설의 쌀국수 집을 찾기 위한 그들의 짧은 여정은 이렇게 시작된다. 대학 입시 합격자 발표의 날, 합격을 확인한 예니(손주현)는 뛸 듯이 기뻤다. 어려움을 이겨낸 스스로가 대견했다. 하지만 그녀의 주변엔 기쁨을 함께 나눌 친구가 없었다. 함께 입시를 준비한 상혁(신재휘)이 유일했다. 예니와는 달리 상혁..

편향된 믿음의 위험성.. 영화 '언포기버블'

경관 살해 혐의로 형무소에서 20년을 복역하고 가석방된 루스(산드라 블록). 그녀를 향한 세상의 시선은 차가웠다. 여성에게는 흔치 않은 목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전과 기록은 번번이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법무부 소속 보호관찰관(롭 모건)이 알선해준 수산물 가공 공장에서 생선 다듬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건 그나마 천운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관 살해 장소였던 과거 그녀의 집을 다시 찾게 된 루스는 현재 집 주인이자 사회적 약자에게 무료 변론을 해온 존(빈센트 도노프리오) 변호사와 맞닥뜨리게 된다. 알고 보면 이 또한 천운이다. 루스는 존의 질문에 횡설수설 답하고, 존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하는 그녀를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

당신이 믿고 있는 진실은 진실일까.. 영화 '빛과 철'

어느 날 한적한 국도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마주 오던 두 대의 차량이 정면 충돌한 것이다. 중앙선을 넘어온 차량에 탑승해 있던 희주(김시은)의 남편은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추돌 당한 차량에 타고 있던 영남(염혜란)의 남편은 식물인간이 되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교통사고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희주는 마음을 추스른 뒤 5년 전 재직했던 공장에 재취업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영남이 자꾸만 희주의 눈에 띄기 시작한다. 우연일까. 희주는 몹시 불편해한다.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럴 때마다 귀에서는 이명이 들려오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몸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일단은 영남을 피하고 보는 게 급선무였다. 일종의 현실도피였다. 하지만 희주의 회피는 오래가지 못 한다. 알고 보니 영남은 희주가 재직 중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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