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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있었던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의 3차 면담은 파행으로 종결됐다.  이는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3차 협의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족 측에 제안할 안은 여야가 합의한 재협상안이며 양보는 더 이상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역시 같은 날 새누리당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 만나지 않겠노라고 밝혔다. 

 

 ⓒ한겨레신문

 

평행선은 아무리 달려도 결국 그 폭이 좁혀지지 않는다.  눈엣가시라 여겨왔던 탓인지 유민 아빠의 단식 중단 이후 새누리당의 태도는 더욱 강경 모드다.  유족과의 면담을 통해 그들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애초의 공언은 모두 허공에 흩뿌려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이 더욱 괘씸한 건 앞에선 유족들과의 면담을 추진하며 전향적으로 변모한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뒤로는 외부세력 배후 조종론을 설파하며 여론전을 펴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11일 이인제 최고위원이 유족 내부를 흔드는 세력이 가담하고 있으니 이를 물리쳐야 한다며 외부세력 개입설을 제기하고 나섰다가 유족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유족들은 이에 대해 우리의 배후는 아들 딸들이라 울부짖으며 또 한 번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이번엔 새누리당 대표인 김무성 의원이 직접 나섰다.  유민 아빠의 단식농성이 중단된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실업 토론회를 통해 "유족들에게 잘못된 논리를 입력시켜 일을 이렇게 만들고, 아까운 시간을 다 낭비하게 한다.  배후 조종 세력들이 이렇게 하면 안 된다"라며 역시 외부 세력 배후설을 주장했다.

 

다른 이도 아닌 당 대표가 나선 데다 유민 아빠의 단식농성이 끝나자마자 뱉어낸 발언인지라 더욱 괘씸하게 와 닿는다.  유민 아빠의 단식 중단이 유족들의 투쟁 동력을 급격하게 떨어뜨릴 것이라 예상했을 테고, 그에 따라 이들을 외부 세력의 배후 조종이라는 일종의 색깔 프레임에 가둬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을 끄집어낸 셈이다.  정적도 아닌, 하루아침에 자식을 잃은 채 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엄마 아빠에게 색깔론을 내세우며 편 가르기하는 방식, 너무 치졸하지 않은가?

 

ⓒ미디어오늘

 

뿐만 아니다.  유민아빠의 주치의인 이보라 씨의 신상 정보를 공식 요청하는 만행마저 저질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동부시립병원에 '국회의원 요구자료 제출' 문서를 보내 그녀의 신상 정보를 요구한 것이다.  가뜩이나 유민 아빠의 주치의란 이유로 이혼경력과 정당활동 등의 비방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확인사살에 나선 셈이다.

 

결국 새누리당에 있어 유족들과의 협상은 애초 진정성 따위는 없었던, 오로지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을 담보하기 위한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셈이다.  협상이란 무엇인가.  어떠한 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행위일진대, 이렇듯 일방적인 고자세로 임하고, 뒤로는 편가르기를 통해 유족들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고수하면서 무슨 협상을 논하는가.  과연 협상에 대한 의지가 있기나 한가?

 

오만한 새누리당은 현재의 정국 파행을 모두 야당에 전가시킨 채 빨리 정상화하라며 윽박지르고 있다.  모든 게 야당 탓이란다.  이쯤되면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상대적으로 큰 힘을 지닌 집권여당이 야당을 협상 대상으로 생각지 않은 채 또한 세월호 유족들마저 벌레 다루듯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찌 정국 정상화를 바라는가.  협상 파트너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고, 아울러 자꾸만 궁지로 몰아가는 상황이라면 결국 어깃장을 놓는 방법밖에 더 있겠는가?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노라며 눈물마저 훔쳤던 대통령은 이제 의회가 알아서 할 일이니 모르쇠로 일관한 채 발뼘하기 바쁘다.  더군다나 청와대 앞에서 유족들이 농성을 벌인 지 어언 10일이 훌쩍 지나 자칫 추석마저 찬 바닥에서 치러야 할지 모를 참담한 상황인데도 말이다.  불통인 데다 이젠 야만스럽기까지 하다.

 

민생법안이 처리되지 않아 답답한가?  정국이 빨리 정상화돼야 원하는 정책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해 난감한가?  그렇다면 유족이 원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그에 대한 유일한 해법일 텐데 어찌하여 이를 외면하는가?  혹시 일반 서민들의 생활과 생계가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 지금 민생 타령하는 게 맞긴 한 건가? 

 

만일 그러하다면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먼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함이 분명 맞겠다.  야당과 유족들을 벌레 쳐다보듯 취급하며 내차버리는 태도가 오늘날의 정국 파행을 불러 온 셈이기 때문이다.  야당과 유족, 그리고 국민들을 지금과 같은 오만한 태도로 대할 경우 정국 파행은 그 끝이 어디쯤인지 가늠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진정 민생을 원하고 민생 타령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면 세월호 유족과 야당을 바라보는 삐뚤어진 시선부터 올바르게 바꾸고, 편 가르기를 중단할 것이며 유족이 원하는 세월호특별법을 통과시켜라.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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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eattlemom.tistory.com BlogIcon The 노라 2014.09.02 11:11 신고

    도대체 저 치들은 왜 이러는 거예요? 읽으면서 부글부글 끓어서 스트레스 지수 엄청 올라갔습니다. 이쯤 되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듯 합니다. 새누리 모두 다 천박하지만 세월호 유가족에게 배후세력 운운하는 이인제, 김영오씨 주치의 신상정보 요청한 이노근 의원. 이런 막간파식 행동까지 나오면 정말 너무 나가는 거죠. 이렇게 막간파식으로 나오니까 갑자기 어떤분이 근무시간 중 연락두절된 채 어디서 7시간이나 뭘 하셨는지 너무나 궁금해지잖아요. 그거나 먼저 밝혀야 되지 않을까요?

    이제 상황이 이쯤되면 새누리당을 뽑아준 모든 사람들도 이 사건의 가해자가 된 셈이네요. 유가족들에게 내 일이 아니라고 함께 대못을 박고 있어요. 이런 썩을~! ㅠㅠ

    • Favicon of https://newday21.tistory.com BlogIcon 새 날 2014.09.02 11:27 신고

      대통령의 7시간은 정말 미스터리합니다. 자꾸 이상한 얘기들이 떠돌고 있는데, 왜 진실을 밝히지 못할까요? 그러니 더욱 의심의 눈길이 가게 되고.. 그런 와중에 세월호는 여야가 알아서 하라며 모르쇠가 되신 우리 대통령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이런 배짱은 정말 배우고 싶군요. 이런 썩을....

  2.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2014.09.02 11:39

    세월호의 협상문제는 유가족 대책위원회 보다도 더 먼저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근원적인 문제는 정부는 이 사건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며
    자신들을 보호하려고 자신들이 내세우는 수사관들에게 전적으로 맡길수가 없는 문제입니다.

    그리하여 정부와 새누리당은 진실규명보다는 또다른 트집으로 문제의 본질을 돌려가며
    자꾸만 다른 곳에서 찾고자 하는 군요^^

    이 나라의 주인되는 국민들이 죽었는데 누가 과연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변호를 해 준다는 말입니까?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드림

    • Favicon of https://newday21.tistory.com BlogIcon 새 날 2014.09.02 11:42 신고

      저들은 자꾸 본질로부터 벗어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이유야 너무도 명확하지요. 저들 스스로 세월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테니까요. 문제를 자꾸 엉뚱한 쪽으로 시선 돌리기 시도하지 말고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3.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4.09.02 11:57

    몸서리가 납니다.
    사람의 목숨보다 귀한 게 어디 있습니까? 그것도 자기네들의 잘못으로 억울하게 죽어갔는데...
    하는 짓을 보면 사람도 아닙니다. 거기다 소금뿌리는 알바까지....

  4.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9.02 13:16 신고

    마치 유가족과 대화하면서 풀어가고 있다고 언론플레이는 엄청하면서..정작 유가족의 의견을 들을 생각도 없었다는 걸..확연하게 보여준거죠 나쁜넘들..
    저들은 대화라는 걸..모르는것이 분명해요..에휴...유가족분들이..고군분투하는 것이..너무..아픕니다...ㅠㅠ

  5. Favicon of https://samilpack.tistory.com BlogIcon 포장지기 2014.09.02 20:39 신고

    정부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라~~ 받들어라~~!!
    대통령만 받들지 말고...ㅠㅠ
    아침에 왓엇는데 글 발행하기전이었나 보네요...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비나이다...비나이다...천지 신명께 비나이다...

  6. Favicon of https://koreainstagirls.tistory.com BlogIcon 세르비오 2014.09.02 23:49 신고

    없어보여요 그냥..

  7. 허허 2014.09.04 11:31

    협상하자고 했는데 그걸 뒤엎은 건 누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