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그들은 왜 유민아빠를 정조준하는가?

새 날 2014. 8. 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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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 씨 페이스북

 

40일간 단식농성을 이끌었던 유민아빠가 결국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렇지만 그의 투혼은 비록 병원에 실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사그러들 줄을 모른 채 오히려 제2 제3의 유민아빠를 만들어내며 주변으로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그의 빈 자리엔 문재인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대신한 채 동조 단식을 잇고 있으며, 김장훈 씨를 비롯한 연예계에서의 참여도 활발하다.  유민아빠를 돌봐 주었던 의료인들 역시 동조단식에 동참키로 했단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등 죵교계에서도 이에 참여하며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고발뉴스

 

이렇듯 유민아빠의 단식에 동조의 뜻을 표하며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세계 각지에 거주하고 있는 해외 교포들이 릴레이 동조단식에 참여하고 나선 것이다.

 

그밖에 일반 시민들은 비록 동조단식의 형태는 아니어도 또 다른 방향으로 유족들의 뜻과 함께하고 있었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촛불 문화제가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유가족들에게 힘을 보탰다.

 

이렇듯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내외 각계의 움직임은 어느덧 유민아빠의 목숨을 건 단식을 매개로 점차 한 곳을 향해 수렴해가는 모양새다.  유민아빠의 건강 악화와 동조단식에 참여했던 가수 김장훈 씨가 병원에 실려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분위기마저 고조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은 손을 놓은 채 유민아빠와 대통령 양쪽을 번갈아가며 그저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다. 

 

 

이렇듯 유민아빠가 세월호 정국의 핵으로 떠오르자 이런 상황이 눈꼴 사나운 건지 그도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를 죽이려는 세력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뮤지컬 배우로 알려진 이산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유민아빠를 비난하고 나섰다.  '단식하다 죽어라'는 그의 독설은 비난을 넘어 차마 같은 사람이라면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열한 수준의 저주 그 자체였다. 



유민아빠를 향한 국가정보원의 사찰 의혹도 제기됐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민 아빠의 고향에 국정원 요원이 내려가 그가 어떻게 생활하고 자라왔는지 뒷조사를 하고 다닌 사실을 폭로했다.  만일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은 정말 답이 없는 집단임에 틀림없다. 

 

이의 여파 때문일까?  아니면 순전히 우연?  어쨌든 24일 하루종일 유민아빠와 관련한 음해성 글들이 각종 커뮤니티와 SNS 등에 퍼나르기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각종 커뮤니티에 돌아다닌 유민아빠 페이스북 댓글

 

억지 음해가 이뤄질 땐 항상 그래왔듯 전후 사정은 모두 삭제한 채 문제가 될 법한 댓글만을 추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집중 살포하는 예의 그 방식이다.  그밖에 그의 이혼과 관련한 사생활 노출 그리고 금속노조에 가입한 사실 등을 꼬투리 삼아 집요하게 파헤치는 모양새를 보아 하니, 그를 음해하기 위한 모종의 조직적인 배후가 존재함과 동시에 그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가늠케 하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유민아빠를 공격하고 나선 것일까?  정작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할 세월호 특별법이 실종된 정치 탓에 실패하게 되고, 세월호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유족과 국민들의 외침은 공권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공중분해되어 묻혀가는 상황이다. 

 

이후 유민아빠의 목숨을 건 단식이 유일한 구심점이 된 채 마치 블랙홀 마냥 모든 역량이 그를 중심으로 집중되며 주변의 동조 단식과 지지 표명으로 점차 힘이 실리고 정치권과 청와대를 압박해 들어오자 그들은 세월호 진상 규명의 유일한 매개체인 유민아빠가 미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포털에서도 그의 사생활이 이슈다

 

유민아빠로부터 세월호를 끊어낼 경우 진상 규명 요구와 이를 막으려는 세력간의 연결 창구가 단절되어 그들이 목표한 바를 얻어낼 수 있기에 가능한 물리력과 모든 역량을 총 동원, 마치 18대 대선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의 음해와 폄훼에 사활을 걸고 있는 셈이다. 

 

악성루머를 전파시켜 그를 도덕적으로 흠결이 많은 사람으로 추락시킬 경우 단식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부호가 붙게 되며, 그를 구심점으로 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진상 규명 외침은 자연스레 그의 사생활에 묻혀 본질이 흐려진 뒤 결국 와해될 테다.  여기엔 그로 수렴해가는 현재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뿐 아니라 그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에 명분을 잃게 만드는 탁월한 효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이미 깔려 있는 셈이다.

 

결국 그들은 유민아빠를 미워하는 수준을 넘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를 정조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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