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경험의 즐거움

<익스펜더블 3> 왕년 액션배우 총출동 노익장 과시하다

새 날 2014. 8. 2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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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람보나 터미네이터 시리즈물을 즐겨 보았던 이들이 이 영화를 관람 후 가장 먼저 하게 될 일은 아마도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 보는 게 되지 않을까 싶다.  출연한 배우들의 변화된 면면을 통해 그동안 애써 잊고 왔던 시간적 간극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우린 이들을 통해 세월의 무심함에 또 한 번 놀라야 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사실을 반드시 본인 스스로가 아니더라도 이렇듯 한때 우리를 즐겁게 했던 배우들의 변화를 통해 우리 의사와는 무관하게 감지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 말이다.  최근 배우 김진아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도 비슷한 경우일 테다.

 

 

미국 CIA로부터 지령을 받아 적진에 침투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천하무적 팀 익스펜더블, 이들에게 새로운 지령이 하달됐다.  이들은 임무를 수행하기 전 외국의 수용소에 갇힌 채 옴짤달싹 못하는 익스펜더블 원조 멤버 닥터 데스(웨슬리 스나입스)를 구출해낸다. 

 

닥터 데스의 합류로 더욱 막강해진 익스펜더블은 마침내 미션 수행을 위해 아프리카 소말리아로 향해 적들과의 일전을 치르게 되는데, 과거에 죽었노라 확신했던 적의 우두머리 스톤뱅크스(멜 깁슨)를 맞닥뜨리게 되며 그들은 적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에 의해 익스펜더블 멤버 하나가 치명상을 입은 채 미션 수행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팀의 리더인 바니(실베스터 스텔론)는 이내 절망감에 빠져드는데..



바니는 이미 노쇠한 멤버들과의 임무 수행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을 해체한 뒤 젊고 보다 유능한 새로운 멤버들을 모집하여 새 팀을 꾸린다.  바니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팀을 이끌고 다시 적진으로 들어서는데..

 

 

첫 장면인 닥터 데스의 기차 탈출 씬이 압권이다.  실은 별로 기대를 않던 영화다.  특히 할아버지가 다 되었을 과거 액션배우들이 한꺼번에 등장하여 진지한 연기를 펼칠 경우 그 모양새가 다소 우스울 것 같아 아무래도 코믹 분위기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예측 아닌 예측을 조심스레 해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철저하게 빗나간다.  시작부터 압도해 오는 화려한 액션 장면 덕분에 관람 이전부터 저버렸던 기대감을 다시 되찾아 올 수 있었다.  주연과 각색 등을 맡았던 실베스터 스텔론의 투혼이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물론 날렵함은 람보 시절과 같을 순 없다.  그분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다소 둔탁해 보이는 몸 동작은 어쩔 수 없잖겠는가? 

 

 

예상 외로 진지 모드로 흘러 적잖이 놀랐지만 그렇다고 하여 웃음코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가르고 역을 맡았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이번 영화에서 완전히 작정하고 무너졌다.  그 멋졌던 남자가 어느새 이렇게 늙어 쪼그라든 건지 정말 시간의 흐름이란 무서울 정도다.  전혀 어울릴 법하지 않은 촐싹대기 연기가 그에게 착착 달라붙을 수 있다는 건 무척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그의 연기 변신이 더욱 흥미있게 다가온다.

 

각진 얼굴의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이제 제법 늙어 각졌던 외모가 많이 흐릿해진 모습이다.  언뜻 보아선 그인 줄 알아채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해리슨 포드는 이제 해리슨 포드 옹이라 불러야 할 듯싶다.  스크린을 통해 그의 새 모습을 보는 일은 앞으로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연걸은 잠깐 등장, 얼굴만을 비칠 뿐이다.

 

 

초반 압도적인 액션 장면에 비해 그 이후로는 다소 밋밋한 장면이 이어지다 막판에 모든 화력을 쏟아붓는 양상이다.  백병전부터 공중전까지 모든 액션 요소가 총투입되며 막판 스퍼트를 시도한다.  화끈한 액션을 통해 노익장을 과시한 과거 액션 영웅들의 투혼에 힘껏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아울러 과거 화려했던 배우들의 변화된 면면을 지켜보며 스스로의 나이를 헤아릴 수 있다는 점은 이 영화만이 선사해 주는 덤이다.  달갑게 받아들이시라.

 

 

출연진 : 실베스터 스텔론,  안토니오 반데라스,  해리슨 포드,  멜 깁슨,  웨슬리 스나입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이연걸,  돌프 룬드그렌,  제이슨 스타뎀

 

 

감독 패트릭 휴즈

 

이미지 출처 : 다음(Daum) 영화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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