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팔찌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새 날 2014. 6. 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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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세월호를 집어삼킨 바닷물만큼이나 깊었던 슬픔은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시키며 두 뺨 위로 뜨거운 눈물을 연신 흩뿌리게 했고, 때문에 이젠 완전히 메말랐을 법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 합니다.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수 명의 실종자들이 세월호 안에 갇힌 채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고 있습니다. 

 

이젠 세월호를 잊으라고 합니다.  세월호 때문에 경기가 더욱 악화된다며 현재의 경기 위축 상황을 모두 세월호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름휴가를 하루씩 더 사용해서라도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며 안달복달하고 있습니다.  소비 부진 만회를 위해 중단됐던 지자체 축제와 아이들의 수학여행도 곧 재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린 세월호를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 절대로 잊어선 안 됩니다.

 

 

세월호 기억팔찌가 월요일, 그러니까 6월 9일 도착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로 진행됐던 '세월호 기억 팔찌 나눔 캠페인'에 참여한 결과물입니다.

 

 

노란색의 팔찌엔 'REMEMBER 20140416' 이란 문구가 음각 형태로 또렷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숫자는 세월호가 침몰했던 바로 그날을 의미합니다.

 

 

이번 캠페인의 취지와 후원자들의 명단이 적힌 팸플릿 한 장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팸플릿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세월호 피해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망각'입니다.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 하지요.  때문에 비단 세월호 뿐 아니라 어떤 일이건 언젠간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우린 아직 그들을 잊어선 안 됩니다.  희생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 위로의 말씀이라도 전하고 싶지만 여의치가 않습니다.  너무도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몸둘 바를 모르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언지 갈피조차 잡기 어렵습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일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 아닐까요?



우리 사회의 모든 부조리가 응집된 채 가라앉은 세월호와 그 안에 갇혀 희생된 300 여명의 탑승객은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아직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으며, 혹여 밝혀진다 해도 우린 이번 사건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모르긴 해도 우리 몸에 항상 밀착되어질 이 기억팔찌가 세월호를 잊지 않게 하는 데 있어 커다란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오마이컴퍼니 사이트 캡쳐

 

다행히 '기억팔찌 나눔 캠페인 2'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월호를 잊어선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뜻이 하나로 뭉쳤습니다.  이번에도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 기업인 '오마이컴퍼니'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전 국민의 팔뚝에 노란색 세월호 기억팔찌가 예쁘게 채워져 모두에게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도 당혹스러워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잊혀질까 두려운 나머지, 기억하는 방법을 찾다가 고안된 '세월호 기억팔찌 나눔 캠페인', 비록 작은 일이지만 이로부터 비롯된 우리의 정성이 한데 모여 언젠간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더 큰 기적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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