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들

소의 트림 방귀가 지구온난화 주범? 육류소비 절감만이 해법

새 날 2014. 4. 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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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최근엔 '메테인'이라 불리고 있다)은 온실가스이며, 대기 속에 존재하고 있다가 지표면에서 복사되는 에너지의 일부를 흡수함으로써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온실효과가 강화되어 평균기온이 치솟는 현상을 우린 통상 '지구 온난화'라 일컫는다. (물론 '지구 온난화' 자체도 정설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때문에 과장되었다거나 심지어는 누군가의 이득을 위한 장난이라는 등 각종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어쨌든 여기선 작금의 급격한 기후 변화를 '지구 온난화'가 낳은 기현상이라 간주하고 글을 이어간다)

 

'지구 온난화' 주범이 소(牛)의 방귀와 트림?

 

흔히들 이산화탄소를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상 이산화탄소는 같은 농도일 때의 메탄에 비해 고작 5%의 영향에 불과할 만큼 그 효과가 미미하다.  즉 메탄이란 녀석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20배 내지 30배에 가까울 만큼,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주로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고 있지만, 쓰레기 속, 심지어 초식동물의 소화와 호흡 과정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경제

 

이러한 연유로 인해 얼마전부터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급부상한 초식동물 하나가 있다.  다름 아닌 인간에게 있어 단백질과 신선한 우유의 주요 공급처가 되고 있는 소(牛)다.  무려 네 개의 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소는 되새김질을 통해 매일 매일 대량의 메탄 가스를 트림과 방귀의 형태로 대기속에 내보내고 있다.  참고로 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메탄의 양은 연간 47kg이며. 이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할 시 대략 1,109kg이 된단다.  자동차 한 대의 연간 배출 이산화탄소가 4,700kg이니, 소 4.2마리가 자동차 한 대에 맞먹는 온실가스를 내뿜고 있는 셈이다.  이쯤되면 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 지목당해도 딱히 할 말이 없을 듯싶긴 하다.

 

메탄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이행안이었던 교토의정서가 지정한 온실가스 의무감축대상 기체 중 하나에 해당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에 골몰하고 있는 세계 각국은 소의 메탄 가스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약 300만 마리의 소를 사육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메탄 저감용 사료 첨가물을 통해 이를 줄이기 위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몇해 전 덴마크와 뉴질랜드가 가축의 방귀와 트림이 지구온난화 현상을 유발한다며 가축 주인을 상대로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했던 웃지 못 할 사례가 있을 만큼 각국이 소의 메탄 가스 배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무려 1억 마리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양의 소를 사육하며 전 세계 단백질과 지방의 주요 공급처 역할을 맡고 있는 미국은 친환경 목축법 개발에 그 어떤 나라보다 사활을 걸고 있노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소가 내뿜는 메탄은 방귀보다는 대부분 트림을 통해 배출된단다.  때문에 미국의 목축업계는 이러한 소의 트림을 잡기 위해 온갖 묘안을 짜내고 있는 와중이다.  친환경 특수 곡물을 먹이거나 넓은 축사에서 자라나게 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대 목축업의 문제점, '경제적 효율성'과 '대량 사육'

 

하지만, 무엇보다 효율성 극대화에 치중하고 있는 미국의 거대 공장형 목축업 형태가 과연 이러한 노력들을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에까지 이르게 할지의 여부는 미지수로 보인다.  좁디 좁은 면적에서 최소한의 비용만을 투입시켜 최대한 많은 양의 고기와 우유를 얻어내야 하는 현대의 목축업, 특히 미국, 은 가축을 생물이 아닌, 물건이나 기계처럼 다룰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아닌가.  때문에 현대의 목축업을 농장의 개념보다는 공장이라 부르는 것이 훨씬 적합할 만큼 과거에 비해 그 형태가 크게 변해온 것만은 분명하다.

 

장차 사람들의 육류로 소비될 소들에게 있어선 사육장 주인의 프로그램에 따라 매일 먹고 배설하며 살을 찌우는 일이 전부에 가깝다.  예전처럼 목가적인 풍경 속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거나 사람의 농촌 일손을 돕는 광경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  심지어 성장촉진제를 맞아 더 많은 양의 고기를 얻어내려는 시도도 공공연하게 이뤄진다.  사육장, 아니 공장은 좁은 면적에 많은 소들을 가둬 기르는 곳이기에 바닥엔 분뇨가 쌓여 늘 질척거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좁아터진 곳에서 자라나는 소들에게 있어 운동 부족에서 오는 면역력 저하와 전염력 증대는 덤이다. 

 

ⓒ뉴시스

 

이렇듯 자연의 법칙을 거스른 가축 사육 방식은 결국 브루셀라와 같은 일상적인 질병 외에도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광우병 내지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낳게 한 본류가 되기도 한다.  생태적 특성과는 거리가 먼, 매우 고통스럽게 사육된 가축으로부터 얻어진 고기와 우유가 우리의 밥상에 올라와 사람들의 소화기관을 거쳐 체내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과연 어떤 해악을 끼치게 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안전하다고 하기에도 그렇고 안전하지 않다고 하기에도 무척 애매한, 그러한 상황이다.  마치 GMO식품이 우리 몸에 어떤 해악을 불러오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어쨌든 언론을 통해 알려진 미국의 친환경 목축법은 애시당초 어불성설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장 큰 이유로는 우선 넓은 축사에서 기르면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겠노라는 야심찬 계획은 지금과 같은 사육 두수로서는 어림도 없는 노릇이기도 하거니와 미미한 메탄 저감 사료의 효과보다는 소의 머릿수를 줄이는 방식이 당장의 해결책이 돼야 맞는 게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결국 소의 트림 억제를 통해 메탄 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온실효과를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현대 목축업의 효율성 측면이라는 최소 비용 최대 효과의 경제적 이익 앞에서 단순한 선언적 의미 외에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란 힘들어 보이는 일임엔 틀림없다.

 

사람 자연 가축,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 방법은 아예 없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다.  아주 단순 명료한 해결책 하나가 있긴 하다.  사람들의 육류 소비를 줄이는 일이다.  이는 사람들에게도 이롭다.  현대인들의 과도한 지방질 섭취로 인해 발생하게 된 비만 등 각종 성인병과 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며, 자연의 섭리를 어긋나 발생한 것으로 추측되는 광우병과 각종 인플루엔자 전염의 공포로부터도 일정 부분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아울러 육류 소비의 절감은 소의 사육 두수를 자연스레 줄어들게 만들 것이고, 이는 가축들에게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게 돼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예전처럼 자연의 법칙에 최대한 순응하는 형태로 키워질 수 있게 될 테다.  그렇게 된다면 비록 언젠간 사람들의 단백질과 지방 섭취를 위해 희생되겠지만, 적어도 그때까지만이라도 '행복한 소'가 되어 우리네 밥상에 올라오게 될 것이고, 이 경우 육류의 수준 또한 질적으로 좋아져 우리에게도 역시 행복한 밥상이 될 수 있을테다.

 

당연한 논리겠지만, 지구 온난화의 해법으로서도 더 없이 좋다.  소의 사육 두수가 줄어들면 소의 트림 또한 줄어들 테고, 메탄 가스의 배출량이 감소하여 지구 온난화에 따르는 급격한 기후 변화 위협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결국 사람들의 육류 소비 절감은 사람들 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또한 자연에게도 모두 모두 이로운, 지구촌에 존재하는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단순한 실천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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